[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6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에 대한 고충민원을 신청한지 약 10개월만에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갈등이 일단락됐다.
|
|
|
▲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소유 호텔 부지./사진=연합뉴스 |
대한항공은 31일 이날 오후 국민권익위 주재 하에 대한항공-서울시-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을 위한 조정서가 서면합의 형식으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조정서에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대한항공-서울시-LH는 서울시 시의회 의결 등 행정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 오는 8월 말까지는 매매계약·교환계약서가 체결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는 한편, 연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해 매각대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이번 조정서 체결에 따라 LH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매수하고, 이를 서울시가 보유한 시유지 중 하나와 교환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유휴자산 매각이 시급한 대한항공의 입장과 송현동 부지에 공원을 조성해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서울시,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시내에 택지를 확보해야 하는 LH의 입장 모두가 조율된 결과다.
송현동 부지 매매대금 결정을 위한 절차도 조정서에 명기됐다. 공정한 가격평가를 위해 4개 법인의 감정평가를 거쳐 감정평가사협회의 심사를 받고, 이를 산술평가해 가격을 결정하도록 합의했다. 이미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고 분쟁 소지가 다분한 사례에서는 4개 이상 법인을 선정해 감정평가가 진행된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송현동 부지의 경우에도 4개 법인의 평가를 거치는만큼 공정하고 적정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정서 체결에는 수 개월간에 걸친 권익위의 중재와 노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항공, 서울시, LH 3자 간 입장 차이가 뚜렷했던만큼 절충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조정서 체결을 이끌어 내서다.
|
|
|
▲ 서울 중구 서소문동 소재 대한항공 빌딩 간판./사진=미디어펜 |
최근 대한항공은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번 조정서 체결로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마련 △재무구조 개선 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송현동 부지 매각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해 초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시급했던 유동성 확보·채권은행과의 자금지원 약정에 따른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를 민간에 매각하고자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갑작스러운 공원화 발표로 민간 입찰 등 매각 통로가 막혔고 이에 대한항공은 지난해 6월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