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
자본총계, 39억원→4.5억원으로 급감
한진칼, 비항공계열사·자산 정리…한진관광 매각 가능성도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코로나19 탓에 한진그룹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계열사 한진관광이 사실상 한계기업 판정을 받아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 한진관광 로고./사진=한진그룹 제공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전날 한진관광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한진관광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영업손실 106억8911만원, 당기순손실 114억7981만원을 기록했다.

당초 134억1464만원이던 결손금은 248억5282만원으로 1년새 1.85배나 급증했다. 삼일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감사의견을 제출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생겨난 이익은 기업의 영속을 위해 재투자 목적으로 유보하거나 주주 배당에 쓰인다. 이와 같은 이익잉여금이 손실을 기록한 경우 회계장부상 결손금으로 처리되며, 이것이 생겨난 경우 영업적자를 냈음을 의미한다.

한진관광은 2020년 감사보고서상 현재 자본잠식률이 95.9%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그나마 이는 지난해 5월 지주사 한진칼이 80억원 유상증자에 나서준 덕분이다.

여행업계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나 타 여행사들은 국내 여행상품 기획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한진관광은 대한항공 승객 수요에 기대 국내외 패키지 여행상품에 의존했다.

이 외에도 한진관광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던 체코항공이 디폴트(채무지불유예) 선언을 하는 바람에 항공권 환불금·보증금 25억원을 환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체코항공이 파산해 돌려받을 길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39억2731만원이던 한진관광 자본총계는 불과 1년새 4억5069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한진관광 경영진은 "올해 안으로 영업수익 증가·영업비용지출 절감을 통한 영업실적 개선과 외부자금 조달 및 투자 유치 등을 통한 자금조달계획을 수립해 실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일회계법인은 감사보고서에 남긴 주석에서 "회사 계획에 차질이 있는 경우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활동과정을 통해 장부금액으로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한진칼 로고./사진=한진그룹 제공


지난해 한진칼은 결손금 8402억459만원, 영업손실은 2211억4055만원을 기록했다. 한진칼은 한진관광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입하지도, 줄이지도 않을 것이라는 방침이나 항공·여행업계에서는 사실상 한진관광 손절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한진칼은 대한항공·진에어·한국공항 등 그룹의 핵심인 항공 계열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 매각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윌셔그랜드센터 호텔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부지 △서귀포 칼(KAL)호텔 △제주칼호텔 △그랜드하얏트인천 △왕산레저개발 △제동레저 △제주 연동 사택 △종로구 송현동 호텔 부지 △대한항공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 △칼 리무진(KAL LIMOUSINE) 사업부 매각이 완료됐거나 현재 진행형이다.

전방위적 구조조정에 따라 한진관광 매각 가능성도 나오지만 한진칼은 현 시점에서는 사업 정리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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