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정리가 임박한 가운데 매각이 아닌 철수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 정리와 함께 전장사업을 키우는 사업 재편을 통해 기업 가치를 더 높인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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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타워 전경./사진=미디어펜 |
2일 전기·전기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주 5일 이사회를 개최해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LG전자는 MC사업본부를 매각을 통해 정리하고자 했으나 협상 테이블에 앉은 기업은 거의 없던 것으로 전해진다. 베트남 빈그룹이나 독일 아우디폭스바겐그룹 등이 거론됐지만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는 지난 1월 20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 재검토를 공식화 했다. 이후 2개월 반 가량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만 하는 등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 해 매각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LG전자가 핵심 모바일 기술 등 지적 재산권은 포기하지 않고 MC사업본부를 정리하려고 했기 때문에 인수를 희망했던 쪽에서도 매력을 못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과 궤를 같이 한다. LG전자는 모바일 기술-미래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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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사업본부 영업 개황 설명./자료=LG전자 사업보고서 캡처 |
그런 와중에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3조7136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냈으면서도 영업적자는 6000억원을 상회해 규모만 크고 실속 없는 매물이라는 인상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상황이 지연되면 적자는 계속 쌓여 제값 받기도 힘들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같은 이유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등 경영진은 매각 없는 스마트폰 사업 철수 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 하듯 LG전자는 MC사업본부 인력 약 3700여명을 H&A사업본부·HE사업본부·VS사업본부 등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MC사업본부 구조조정이 수개월 전부터 이뤄져 왔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를 극비에 부친 건 MC사업본부 매각을 염두에 두고 가치 유지에 집중했던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가로본능'을 연상케 하는 LG 윙의 실패 이후 CES 2021 티저영상에서 보여줬던 롤러블로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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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LG그룹 제공 |
최근 LG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로 접어들며 '선택과 집중'으로 집약되는 과감한 혁신을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MC사업본부를 정리하며 신성장동력을 찾고자 한다는 이야기다.
LG전자는 캐나다 전장기업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 법인을 세우기로 해 오는 7월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출범이 예정 돼 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기술·차량 소프트웨어·모터 등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 파트를 맡게 돼 LG전자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최근 마그나가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LG전자의 활약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오스트리아 전장 기업 ZKW를 전격 인수해 자동차 전장사업 성장 프로젝트에 속도를 높여왔다. 이후 VS사업본부 내 VS램프개발담당 조직과 통합했다.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며 전조등 외에도 후미등에도 보조 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ZKW의 납품사는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이다. 자동차 판매 시장이 본격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VS사업본부의 흑자전환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LG전자가 MC사업본부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하든 간에 소비자와 판매점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은 꾸준한 운영체제·생태계 등 사후 지원이 중요하다. LG전자는 일선 유통점에 사후 수리에 관한 공문을 보냈지만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 정리 쪽으로 가닥을 잡은 만큼 보증을 믿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오는 판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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