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제원은 12일 자유경제원 회의실에서 경제진화연구회와 공동주최로 '청년 자유주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제는 '청년, 자유주의를 말하다'로 1.법 언론 역사 2.정치 안보 통일 3.경제 등 세션 별로 이루어졌다. 발제자, 토론자들이 각기 분야별로 생각하는 자유주의에 대한 논의와 제언이 이어졌다. 아래 글은 ‘정치 안보 통일’ 세션에서 발표한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의 발제문 전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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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 |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두 가지 마음
20-30대 젊은 세대는 우리나라를 “남한(South Korea)”으로 보지 않는다. “대한민국(Korea)”의 정체성을 가지고 자라난 세대들이기 때문이다. 윗세대의 치열한 노력 덕분에 젊은 세대는 분단된 남한이 아닌 완전한 독립국가로서의 대한민국에 태어나 세계 15위 경제대국이라는 국가정체성을 가지고 성장했다.
국가정체성을 지니는 데에는 4강 신화를 이룩한 2002월드컵도 한몫했다. 너 나 할 것 없이 “남한”이 아닌 “대한민국”을 외쳤고, 이것은 우리의 자의식을 강화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이었다. 온 국민이 같은 편에 서서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는 국가대표 경기가 소중한 이유다. 우리가 언제 이렇게 같은 편에 서서 한 목소리를 내보겠는가.
한편으론 다 함께 외쳤던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한 마음이 아닌 두 가지 마음인 것 같아 씁쓸하다. 대한민국은 지금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 체제를 존중하는 이들과, 진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으로 분열 되어 있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세력들, 그들 혼자 부정하지 않고 다른 이를 선동하려 하는 자들의 공통점은 ‘국가안보’를 등한시 하고, 이를 묵인하려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종전(終戰)’이 아닌 ‘휴전(休戰)’ 중이라는 것을.
백 번 강조해도 모자란 ‘국가안보’ - 우리의 주적(主敵)은?
‘안전보장(安全保障)’의 줄임말인 ‘안보’는 ‘편안히 보전함’을 뜻한다. 나아가 ‘국가안보’란 ‘외부의 위협이나 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은 어디일까?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발간된 ‘국방백서(15.1.6 발표)’는 ‘주적(主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2년 전 백서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했다.
‘주적’의 개념은 1995년 국방백서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는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한 국방백서를 발간하지 않았고, 노무현 정부는 2004년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을 삭제했다. 그 후 2010년,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은 이명박 정부는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현재의 형태로 다시금 바로잡았다.
몇 년 전만 해도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은 주적으로 미국(34%)을 북한(33%)보다 많이 꼽아 충격을 준 사건이 있었다. 2004년 설문조사에서 주적으로 미국을 꼽은 응답자들은 “전교조 교사들에게 그렇게 배웠다”고 답했다고 한다. 친북 성향의 전교조 교사에게 받은 친북반미 교육에서 헤어나지 못한 인식이었다.
20대는 경제발전과 민주화가 가져온 자유와 풍요 속에서 자란 세대이다. 이들은 주적이 무엇인지, 누가 주적인지 잘 모르고 성장했다. 그러나 천안함이 북의 어뢰를 맞아 침몰하고, 연평도에 포연이 자욱한 광경을 지켜보며 현재의 번영이 순식간에 날아갈 수도 있음을 절감했다.
문제는 친북 또는 종북 성향을 가진 기성세대가 곳곳에 포진 되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정확한 통계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극소수 친북·종북 성향의 군 간부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상당수 인원이 군 간부로 들어가 있고, 실제로 내부에서도 그런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제보 받고 있다”고 말했다(2014. 6. 한민구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제로 2011년에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주체사상을 정당화하는 강의 노트를 열람시킨 교관이 불구속 기소됐고, 2012년에는 만기 출소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여간첩 원정화가 군 장교들을 포섭하고 사병들에게 북한을 찬양하는 강연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친북 간부들이 유사시 대한민국을 위해 싸울 가능성은 전무 하다. 속히 실태 파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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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령별 통진당 해산 판결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방송 캡처 |
4급 보좌진부터 인턴까지 똑같은 월급을 받는 통합진보당 - ‘미니북한’
그렇다면 북한의 주적은 어디일까? 지난 12월 22일 북한의 노동신문은 ‘우리의 변하지 않은 주적은 미국이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미제국주의자들이야말로 우리의 변하지 않는 주적 중의 주적이며 불구대천의 원수”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북한이 주적으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을 목숨 걸고 싫어하는 세력이 우리 대한민국에도 있다. 지금은 없어진 ‘통합진보당’이다.
옛 이야기가 되었지만, 통합진보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의 월급은 4급 보좌관부터 막내 인턴까지 똑같았다고 한다. 보좌관 2명, 비서관 2명, 7급, 6급, 9급, 인턴 2명의 월급을 합해 일정 금액을 분배한 뒤 나머지 금액을 당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의원도 보좌진과 같은 금액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종의 ‘썰’이지만 상당히 신빙성이 있 보인다. 그렇다면 총체적 책임은 누가 질까? ‘공동 책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완전히 북한 방식이다.
더욱이 통진당은 ‘일하는 사람이 주인 되는 자주적 민주정부 수립’과 ‘주한미군 철수, 한·미 동맹 해체’, 다시 말해 반미사회주의 국가 수립을 목표로 하는 이상한 정당이었다. 대한민국의 적국인 북한이 지향하는 바를 당의 강령에 그대로 옮겨 놓는 위험한 정당이기도 했다. 북한은 우리의 ‘적’이다. 우리의 ‘적’을 추종하는 통합진보당은 ‘이적단체’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험한 정당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정당이 대한민국 국회에 존재했다는 것은 치욕을 넘어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가 8대 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결정한 것은 정의를 바로세운 일이다.
진실은 밝혀진다
진실은 언제가 됐든 반드시 밝혀진다. 20-30대는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을 겪으며 북한의 두 얼굴과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지난 10월,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14년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 인식’을 조사한 결과, 20대가 74.8%로 가장 높았고, 30대(70.5%), 50대 이상(62.0%), 40대(59.0%)의 순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의 안보불안이 중장년층보다 더 높게 나타났고, 과거 조사에서 60%대에 머물던 30대의 북한 무력도발 가능성 인식 답변이 이번 조사에서 급등한 것이 특징이다.
10년 전 “전교조 선생님들한테 그렇게 배웠다”던 젊은 층이 ‘안보 이슈’에 더 민감해졌다는 것, 대북인식 수준이 과거처럼 세대별로 갈리지 않고 한 곳으로 모인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참으로 중요한 안보자산이 아닐 수 없다.
전교조가 젊은 세대에게 끼친 악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대다수의 20-30대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체제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으로 배웠고, 경제와 안보 보단 기업의 탐욕, 反(반)시장 정서를 온 몸으로 느끼며 자랐다. 교육·문화·언론의 현장도 건전치 못한 성향을 가진 어른들 투성이다. 이들이 국민의 이념성향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젊은 세대에게 끼친 악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대다수의 20-30대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체제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으로 배웠고, 경제와 안보 보단 기업의 탐욕, 反(반)시장 정서를 온 몸으로 느끼며 자랐다. 교육·문화·언론의 현장도 건전치 못한 성향을 가진 어른들 투성이다.
젊은 세대는 통진당 해산 판결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내렸다.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판결에 대한 20대의 찬성 비율이 52.2%, 반대 27.2%로 찬성 비율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딨냐”며 ‘눈 가리고 아웅’하던 사람들만 난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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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 전쟁 당시 흥남 철수를 재현한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
20대가 원하는 건 현실적 안보 = 자유주의 체제 유지와 경제적 번영
20대의 고민은 현실적이다. 취업, 연애 등 현실적인 고민이 커지다보니 뚜렷한 정치 성향이 나타난다기 보다는 개별 사안을 놓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안보관 역시 마찬가지다. 교과서에 나오는 자주·평화·통일의 세 가지 개념 중 20대에게 가장 현실적 위협이 된 것은 평화, 곧 안보다. 특히 국방의 의무를 지는 20대 남성들에게 안보는 취업이나 학점만큼 현실적인 문제다.
20대가 안보가 ‘남의 일’이 아님을 느끼게 된 첫 사건은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었다. 어뢰니, 미국이 그랬느니 하며 논란이 많았던 천안함 사태와 달리 연평도 포격 사건은 명백한 북한의 도발이었다. 이후 북한의 3대 세습, 개성공단 폐쇄, 핵 도발 등 일련의 사건들이 20대의 불안을 자극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이 20대에게 ‘안보가 현실’임을 각인시켰다면 이석기 의원 사태는 ‘안보 의식’을 강화시키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20대는 가장 현실감을 중시한다. 20대가 원하는 것은 보다 현실적인 안전보장, 곧 자유주의 체제 유지와 경제적 번영이다. 이것을 지켜나갈 희망 역시 20대다.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 해서 주저앉거나 남 탓하지 않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에 대한 신념이 확고할 때 현실의 벽을 넘어설 수 있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도 지킬 수 있다.
먼저 가신 분들이 물려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꿈꾸고 마음껏 행복하자
논란과 흥행을 동시에 안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의 열풍이 대단하다. 이념 논쟁은 차치하자. ‘단군 이래 가장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험난했던 시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영화는 기대 이상의 몫을 했다고 본다.
여러 가지 명대사가 속출했지만 나만의 명대사는 “전쟁이 다 그렇지 뭐. 우리는 안 그랬냐?”다. 월남전에 투입된 주인공 덕수가 흥남철수를 떠올리며 귀찮다는 듯 덤덤하게 내던진 말이다. 무섭고 두려웠던 기억을 덤덤하게 이야기하기까지 얼마나 혹독한 세월을 견뎌낸 걸까?
우리에게 아름다운 ‘시대’를 선물한 어른들이 물려주신 소중한 나라다. 먼저 가신 분들이 물려준 소중한 이 땅에서 마음껏 꿈꾸고 마음껏 행복하자. 제 아무리 무식한 북한이라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 우리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다. /조우현 자유경제원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