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이버대 졸업이수 140학점→132학점 하향조정 50만원 경감 강조
교육부 및 타 사이버대 “졸업학점 줄여 등록금 연관시키는 것 무리” 문제 입장 밝혀

[미디어펜=류용환 기자] 졸업이수학점을 낮춘 고려사이버대의 정책에 다른 사이버대학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전체 이수 학점을 낮춰 등록금 부담을 줄였다는 고려사이버대의 홍보에 상당수 사이버대는 졸업 학점 하향 부분을 전체 등록금과 연관시켜  마케팅 도구로 이용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 /자료사진=뉴시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사이버대는 2015학년도부터 졸업이수학점을 기존 140학점에서 132학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에 고려사이버대 측은 졸업이수학점 하향 조정에 따라 전체 학기 등록금에서 50만원가량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모든 사이버대는 일반대학과 달리 학점 이수 규모에 따라 등록금 금액이 정해진다. 예를 들면 한 사이버대의 1학점당 등록금이 8만원일 경우 한 학기 20학점 이수 시 재학생은 등록금으로 16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고려사이버대 관계자는 “고려대학교와 같은 재단인 고려사이버대는 졸업이수학점을 똑같이 조정하자고 해서 132학점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교육 콘텐츠 질을 제고하고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에서 등록금 인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이버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여부는 고려할 사항이 아니고 내부적으로 검토해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이버대는 2001년 평생교육법을 근거로 설립된 후 2007년 고등교육법이 적용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전환됐다.

대다수 사이버대는 평생교육법상 ‘학사학위과정 140학점 이상 이수’ 규정에 맞춰 설립 당시 졸업이수학점 기준을 설정했고 고등교육기관 전환된 후에도 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교육법에서는 졸업 이수 학점을 따로 규정하지 않는 반면 대학이 학칙을 통해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수업권 침해 등을 막기 위해 ‘학사 관리 매뉴얼’을 각 대학에 배포, 120학점 이상이 되도록 권고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수학점을 너무 낮게 잡으면 학사관리, 수업권이 침해되기 때문에 120학점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권고하는 수준이다. 극단적으로 이수학점을 정할 경우 시정조치 할 수 있지만 졸업학점은 대학의 자율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졸업이수학점을 하향 조정한 고려사이버대의 정책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수 사이버대는 졸업학점을 줄인 부분을 등록금과 연결시켜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사이버대 관계자는 “학점을 정하는 것은 자유지만 졸업학점 하향으로 등록금 50만원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솔직히 아니다”고 지적했다.

B사이버대는 “편입 시 70학점이 필요한데 만약 절반만 이수하게 된다면 편입을 하지 못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등록금을 낮춘 것이 아니라 졸업학점을 줄여 등록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졸업 이수 학점을 하향조정한 사항을 등록금과 연관시킨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이러닝과 관계자는 “졸업학점은 대학이 알아서 결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을 끌어들이는 유인책으로는 적절치 않다. 교육적으로 졸업학점을 조정했다면 괜찮지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