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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황교안 법무부장관, 잘못 말한 것 하나 없다
한 일간지가 단독으로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화제다. K신문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고검장 재직 시절 교회 강연에서 노무현 정부의 검찰인사를 ‘환란’에 빗대어 비하했다고 밝혔다.
황 법무부장관이 발언한 곳은 교회 강연장이다.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한 말이다. 교회에서 ‘환란’은 ‘시련’, ‘고난’, ‘고통’을 뜻하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단어다. 별다른 부정적인 의미 없이 교회에서 누구나 흔히 입에 담는 용어다.
언론이라면 단어 사용은 제대로 하자. 황 법무부장관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 인사를 ‘환란’에 빗대어 비하한 것이 아니라, 검사들 입장에서 ‘시련이자 고난’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비하가 아니라 표현이다.
황 법무부장관은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던 검사들이 전부 좌천되었으며, 여러 번에 걸친 인사에서 고통을 주어 많은 검사들이 사표를 내고 나갔다”고 밝히고 있다. 황 법무부장관은 이를 설명하고자 환란이란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교회에서 성도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단어로 말이다.
이어 황 법무부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은 공안부 검사들에 의해 대우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구속까지 된 분”이라고 언급했으며,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투신 사건’으로 표현하고, 김 전 대통령을 ‘김대중 씨’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K신문은 이를 소개하면서 헤드라인에 “환란...비하”, “고검장 때 ‘교회 강연’ 파문”, “공안통 좌천에 ‘인사탄압’ 주장”, “노무현 ‘서거’ 대신 ‘투신’ 표현”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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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신문이 기사와 함께 소개한 영상’에 등장하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의 모습. 고검장 재직 시절 교회에서 강연한 것을 찍은 영상이다. /사진=영상캡처 |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가족 비리로 인해 강도 높은 검찰수사가 진행되던 중, 이 때문에 부엉이 바위에 투신하여 자살한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서거이지만 (누군가 밀어서 떨어뜨리지 않은 이상) 투신자살이기도 하다.
바꿔서 말해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투신 사건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는 총격 사건이다. 아닌가?
한편 K 일간지는 기사 말미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라고 지칭한 것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것이 뭐가 문제인지 의문이다. 김대중씨, 김영삼씨, 노태우씨, 전두환씨 라는 표현은 필자도 쓴다. 사실 ‘씨’라는 호칭도 붙이기 귀찮아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이라 부른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도 마찬가지다. 이는 사석이나 공석을 가리지 않는다.
자 그럼 노무현이나 박정희도 이름만으로 불러보자. 노무현 박정희의 최후에 대해서 표현하자면, 박정희는 안기부장의 총에 맞아 타살되었고, 노무현은 자살했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사실을 사실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인가. 황교안 법무부장관은 잘못 말한 것 하나 없다.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국가의 행정부서를 책임지는 장관으로 공석에서 해당 발언을 했다고 하면 문제될 수도 있다. 하지만 황 법무부장관은 고검장 시절, 교회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이러저러한 얘기들을 나누면서 ‘노무현 투신 사건’, ‘김대중 씨’라고 발언한 것이다.
2014년 5월 교회 강연에서 여성도들을 대상으로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가 했던 발언을 짜깁기해 <친일> 파문 왜곡보도를 일으킨 공영방송 KBS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명색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일간지 중의 하나라면 KBS처럼 굴어선 안 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