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급서한 지 2년이 지난 가운데 '조원태기'가 본격 비행을 시작했다. 남매간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한국산업은행의 개입으로 일단락되면서 한진그룹은 2년간의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원태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코로나19 등의 '난기류'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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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작고 1주기를 맞아 가족을 비롯한 한진그룹 관계자 90여명이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추모행사를 개최해 참배하는 모습./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일우 조양호 회장의 추모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과 한진그룹 임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당일 추모행사 외 별도의 외부 행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조 회장 등 가족들은 한진그룹 추모행사에 앞서 오는 8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소재 월정사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손윗누이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끝난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추모행사에는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이 해외 이민도 고려하고 있다는 말도 들려오는 만큼 어디까지나 참석 가능성은 추측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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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
조양호 전 회장은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는 2003년 한진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이 글로벌 탑티어 항공사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지만 말년에 총수 일가의 땅콩·물컵 갑질 논란과 국민연금 반대 의결권 행사에 의한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실패 등의 시련을 겪었다.
조 전 회장은 이후 2019년 4월 8일 미국 LA 병원에서 폐섬유화증으로 별세했다. 장남 조원태 회장에게는 "가족들과 잘 협력해 사이좋게 (한진그룹 경영을) 이끌어 나가라"는 유언을 남겼지만 큰 딸과 아들이 지주사 한진칼 경영권을 두고 분쟁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과 손잡고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한진칼 주주연합(3자연합)'을 구성해 조원태 회장 대항 세력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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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커뮤니케이션실 제공 |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3자연합과 대립하며 경영권 상실 위기를 맞았으나 표결에서 승리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며 우군으로 나서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조 회장은 부친 별세 2년만에 경영권을 지켜냈지만 코로나19 위기 돌파·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숙제를 풀어야 한다. 이미 지난해 대한항공 대형 화물기단 운용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뤄냈고, 결과적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끌어낸 조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다시 한번 경영 수완을 증명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M&A가 최우선 과제다. 대한항공은 인수 후 2년 내 아시아나항공을 완전히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장부상 13조원대의 막대한 부채를 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건실한 대한항공까지 디폴트에 빠질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조 회장은 이와 같은 상황을 계기로 선친이 이룩한 한진그룹을 재편해야 하는 자리에 올라있다. 주력 사업인 항공업에 집중하고자 자회사와 각종 자산을 과감히 매각하며 그룹 구조조정을 단행 중이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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