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망 시 남은 배우자 생계위한 생활비 및 의료비 고려 연금설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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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생명 보험연구소 김치완 수석연구원. |
남성과 여성, 성별에 따라 기본적으로 기대수명부터 경제활동에 따른 소득수준 뿐만 아니라 자주 걸리는 질병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성별로 다른 각도의 은퇴설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생명표'에 따르면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평균 81.4세이다. 1970년의 평균수명이 61.9세였으니 40여년 사이 약 20년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여성은 84.6세이고, 남자는 77.9세로 여성이 남성보다 6.7년 더 길다.
부부간 나이차를 3년으로 가정하면 남편과 사별한 여성이 홀로 지내는 기간은 평균 10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여성 가구주 '60세 이상' 비중도 2012년 34.6%에서 2030년에는 절반에 가까운 48.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또한 과거엔 부모의 노후를 자녀가 책임진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노후생계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2006년 13.7%에서 2012년 22.3%로 늘어났다.
반면 가족이 돌봐야 한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67.3%에서 36.6%로 대폭 감소했다. 인생의 마지막 홀로 지내는 10년,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지내기에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남성보다는 여성의 은퇴준비가 중요하다. 이렇듯 성별 또는 연령별 연금보험의 활용도는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부부가 별도의 연금주머니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부 중 일방의 사망시 남은 배우자가 혼자 사는 기간의 생활비와 의료비 부분까지 고려한 연금설계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남편의 사망시에는 경제력 상실로, 아내의 사망시에는 생활력 상실로 인해 남은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우자의 예상 은퇴기간과 필요자금을 예측해 부부형 연금을 통한 남은 배우자의 사망시까지 지속적으로 연금수령이 가능할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맞벌이건 아니건 남편과 부인이 각각 연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앞서 평균수명에서 봤듯이 더 오래 사는 부인의 연금비중을 크게 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업주부라도 생활비를 조금씩 절약해 매달 10만원씩이라도 자신만의 연금주머니를 마련해 둔다면 최소한 노후에 손자손녀들에게 용돈을 줄 수 있는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두번째로 중대한 질병, 장기 간병 등 노후 의료비에 대비한 연금설계가 필요하다. 혹시 모를 질병이나 사고로 소득이 단절되고 막대한 병원비 지출이 발생하게 되면 노후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아무리 연금수령액이 많더라도 치료비, 간병비로 모두 써야 한다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특히 암과 같은 중대한 질병을 연금으로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대한 질병에 대비한 질병보험을 가입해 두는 것이 우선이다. 여성의 경우 여성관련 질병과 부인성질환 보장이 잘 되어 있는 상품인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질병보험을 가입할 때 제2의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실손의료특약을 꼭 가입해야 한다. 진단비 특약을 포함시켜 만약에 발생할지 모르는 큰 병이나 장기간병에 대비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부족하게 가입했다면 연금에 가입할 때 의료비, 장기간병 관련특약을 부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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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수명이 늘어난만큼 은퇴설계를 위해 성별, 연령별에 따라 연금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뉴시스 |
세번째로 연금보험에 다양한 기능이 부가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보험은 평생 보험이라고 할 정도로 장기 상품이다.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처할 수 있는 기능들이 있는지 미리 살펴봐야 하는 것이다. 요즘은 '연내자유납' 기능이 탑재되어 납입하고자 하는 연간 보험료를 설정해 연중 아무 때나 원하는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자영업자 같은 경우 이러한 기능이 왜 도움이 되는지 금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사망보장을 없애 병력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도 가입할 수 있는 연금보험도 있다. 사망을 보장하지 않으니 연금재원이 최대화되는 효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부모들의 가장 큰 관심인 자녀 교육비를 어린이연금으로 준비할 수 있다. 어린이연금은 자녀가 목돈이 필요한 시기까지 장기 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들 받아 세후 수익률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다른 저축성 보험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해약하면 효과가 미미하고, 원금 손실의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긴급할 때는 인출이 가능하고, 자금 여유가 있을 때는 추가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는 기능을 구비한 상품으로 가입해야 한다. 요즘은 연금 개시시점을 기존 45세에서 19세로 앞당겨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적립금의 10~100% 중 원하는 금액만큼 활용할 수 있는 상품도 출시되고 있다. 또한 연금을 받는 기간도 5~10년으로 설정할 수 있어 학자금 마련 용도에 특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대학 학자금이 필요없다면 기존 연금과 동일하게 45세 이후 원하는 시기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다. 대학 학자금의 경우 입대, 어학연수로 인한 휴학이 빈번한 요즘 세태를 반영해 연금 지급을 일시 중지하는 휴학옵션이 부가되어 있기도 하다. 중지된 기간만큼 연금수령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제 대학교육기간에 맞춘 현실적인 교육자금 설계가 가능한 것이다.
추가로 납입보험료의 100%를 최저보증 하는지와 자녀의 암 진단, 50% 이상의 장애 발생, 부모 사망과 같은 사유가 발생했을 때 이후 보험료를 납입면제 받을 수 있는지도 체크해야 한다. 또한 실손의료비, 수술보장, 특정상병통원 등 부족한 특약으로 보충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렇듯 하나의 연금상품이라 해도 본인의 가족상황이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적합한 상품형태로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향후 변동성을 감안해 추가납입, 중도인출 등의 활용가능성과 특약을 가입 후 중도에 부가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안전장치까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가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글 / 김치완 한화생명 보험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