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고대했던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뿐만 아니라 4타석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태 빅리그 진출 후 최고의 날을 보냈다.

김하성은 11일(한국시간)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원정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하성은 5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날리는 등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사구 2득점 1타점 활약을 펼쳤다. 한 번 범타를 쳤을 때도 상대 실책으로 살아나가며 100% 출루했고, 샌디에이고는 7-4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까지 김하성은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었다. 타율이 0.167(18타수 3안타)밖에 안됐고 장타는 하나도 없었다.

타격감이 떨어져 타순이 처음으로 9번까지 밀린 김하성은 3회초 무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서 텍사스 선발투수 조던 라일스의 2구째에 등 쪽을 맞고 출루했다. 김하성의 사구 이후 샌디에이고는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후속타 불발로 이 이닝에서 한 점도 내지 못했다.

김하성의 홈런은 두번째 타석에서 터져나왔다. 팀이 2-3으로 뒤진 가운데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라일스의 3구째 커브(구속 127km)가 높에 들어오자 힘차게 스윙했다. 높이 날아간 타구는 좌측 폴대를 때리며 동점 솔로홈런이 됐다. 비거리는 118m.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해 8경기, 19타수 만에 신고한 데뷔 첫 홈런이었다. 첫 홈런을 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온 김하성에게 팀 동료들은 '침묵 세리머니'로 따뜻한 환영을 해줬다.  

김하성의 동점 홈런이 나왔지만 텍사스가 곧바로 5회말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4-3 리드를 잡았다.

김하성의 활약은 이어졌다. 여전히 팀이 3-4로 뒤진 7회초 1사 후 세번째 타석에서 바뀐 투수 웨스 벤자민을 상대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곧이어 다음 타자 트렌트 그리샴이 투런 홈런을 날려 샌디에이고가 5-4로 경기를 뒤집었고, 김하성은 득점 하나를 추가했다. 역전하며 기세가 오른 샌디에이고는 7회초 매니 마차도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더 뽑아냈다. 

8회초 샌디에이고가 쐐기점을 추가하는 과정에도 김하성이 관여했다. 2사 3루에서 김하성은 브렛 마틴의 초구를 받아쳤는데 유격수 땅볼이 됐다. 그런데 송구된 볼이 1루수 미트를 뚫고 빠져나가면서 김하성은 출루했고, 3루주자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홈을 밟았다. 실책으로 기록돼 김하성의 타점은 기록되지 않았으나 샌디에이고는 승리를 굳히는 점수를 얻어냈다. 

이날 2타수 1안타로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00(20타수 4안타)로 올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