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식품강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화장품은 진입장벽과 원가가 낮아 한번 잘 되면 수익이 많이 남는 사업이지만, 기존 우위를 선점한 전문 기업들과 경쟁하기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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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현재 동원몰에서 판매가 중지된 마스크팩 ‘쌩크드보떼’. 모발과 손, 발 등에 사용하는 제품 3종으로 나왔다./사진=홈페이지 캡쳐 |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팩’ 제품으로 화장품 사업 진출을 시도했다가, 2년여 만에 접었다.
동원그룹은 2017년 9월 포장재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를 통해 마스크팩 ‘쌩크드보떼’를 출시했다. 동원시스템즈가 마스크팩 포장재를 생산해 다른 업체에 공급한 적은 있었지만 마스크팩을 직접 만드는 것은 쌩크드보떼가 처음이었다.
쌩크드보떼는 동원시스템즈가 생산한 탄성부직포가 일반 면 소재 마스크팩에 비해 탄성과 통기성, 방수성, 피부 밀착력 등이 뛰어나다는 점을 내세웠다. 원양어선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동원그룹의 화장품 시장 진출에 관련 업계도 주목했다.
그럼에도 브랜드별 충성고객층이 탄탄한 화장품 시장 틈새를 뚫기란 쉽지 않았다. 동원 쌩크드보떼는 현재 생산과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동원그룹은 아예 신규 사업으로 ‘화장품 제조판매업’을 추가하고, 미국 미용관리 전문(Salon) 업체인 피에스라이프스타일(PS Lifestyle)과 브랜드 사용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외 뷰티 시장 진입 및 국내 유통 채널별 총판 체제 운영, 바이럴 마케팅 등으로 매출 증대를 기대한다고 했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화장품은 그룹 주력사업이 아닌 다양한 시도의 하나로 봐야 한다”며 “앞으로 2차 전지를 중심으로 최첨단 종합 소재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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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가 선보인 하루야채 마스크팩(왼쪽)과 정관장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에서 한복디자이너 차이킴과 협업해 내놓은 한정판 디자인 제품(오른쪽)./사진=각 사제공 |
동원과 비슷한 시기에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hy(옛 한국야쿠르트)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hy는 2017년 1월 과채음료 제품 ‘하루야채’를 마스크팩 브랜드로 확장했다. 자사 온라인몰 등을 통해 꾸준히 판매를 하고 있지만, 매출에 도움이 되기엔 미미한 수준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품 시장에서 색조 대신 피부를 가꾸는 기초 화장품 제품이 늘고 있지만, hy 하루야채 마스크팩은 오히려 지난해 판매량이 줄었다. 2019년 판매량은 2만 개 수준이다.
반면 정관장이 내놓은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는 회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크고 있다.
6년근 홍삼으로 개발한 홍삼 화장품 동인비는 2012년 출시 100일 만에 매출 130억원 초과달성을 했다. 2015년에는 정관장 매장에서만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정관장 관계자는 “프리미엄 홍삼 화장품 동인비는 정관장의 신사업 동력으로 해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9년 화장품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초 화장용 제품류 생산액은 9조3704억 원으로 전년대비 23.0% 증가했다. 세부 유형별로 보면 1위 로션과 크림(3조3196억원)에 이어 팩·마스크가 1조6718억 원으로 비중이 많았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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