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벤츠, 인피니티 등 외제차 이용 보험사기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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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 통해 보험사기 공모 후 미수선수리비 요구하는 진상 고객 골머리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BMW를 운전한 A씨는 지난 2013년 3월 경 전방주시의무 태만으로 B씨의 벤츠를 추돌하고 그 충격으로 C씨의 인피니티을 연쇄추돌하는 3중 추돌사고로 보험회사로부터 미수선수리비 2100만원을 수령했다. 추후 사고 분석 결과 이들은 모두 친구관계로서 사전 공모에 의한 고의사고였다. 이들은 이 사고 외에도 4번의 사고에서도 같은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한 사실이 발견됐다. 

#D씨는 BMW 외 2종의 외체차량을 이용해 주로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등 법규위반 차량을 대상으로 37회의 고의사고를 일으켜 미수선수리비 5900만원을 편취했다. 교통법규 위반 등으로 보험사기자로부터 고의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보험료 할증 등의 경제적 피해를 당했다.

당신이 운전자라면 한번쯤 도로에서 외제차와 달린다면 은근슬쩍 피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자칫 추돌사고를 일어나면 엄청난 수리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을테니 말이다. 그러나 보험사기꾼들의 사기도구로 외제차를 악용하면서 언제부터인가 외제차는 도로의 무법자가 됐다.  

외제차를 운전하는 자들이 부자인지 아니면 보험사기꾼인지 알 수 없지만 일반인들은 애꿎은 외제차를 버릇같이 손가락질 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외제차를 통한 보험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선량한 보험가입자가 피해를 입는 사회적 물의를 야기시키고 있다. 

   
▲ 사진은 한 외제차주가 더 많은 액수의 미수선수리비를 요구하며 보험사에 찾아와 출입구 앞에 돈을 뿌린 모습./해당 보험사
16일 금융감독원 보험사기 방지센터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보험사기 적발금액과 적발인원은 늘어나는 추세다.
 
적발금액은 20112408억원에서 20122737억원, 20132821억원을 기록했으며 적발인원은 201154144, 20126821, 201356617명이었다.
 
특히 금감원에서는 지난 20111월부터 20144월까지 차량 대물사고 총 17만건 가운데 외제차량의 대물사고와 미수선수리비 다수 지급건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주로 중고의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총 687건의 보험사고로 사기 보험금 419000만원을 챙긴 30명을 적발했다.
 
이처럼 외제차를 이용해 보험금을 편취하려는 보험사기가 늘어남에 따라 자동차보험사의 손해율은 증가하게 되고 이는 결국 일반 선량한 보험가입자에게 보험료 인상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이다.
 
손보협회에 의하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2011년 82.3%에서 2012년 84.0%, 2013년 86.8%를 기록하며 상승하고 있는 추세로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적정손해율이라고 보는 77%보다 높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악화되는 이유는 차량수리비 증가, 보험사기 등으로 인한 보험금 누수, 자동차 사고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차량수리비는 2010년 4조원 가량에서 지난 2013년 5조1189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외산차 수리비 평균 증가율은 23.5%로 국산차(7.5%)보다 높았다.
 
실제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범들은 주로 미수선수리비 형태로 보험금을 편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수선수리비는 차량을 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리비 등을 추정해 보험사로부터 추정가액을 실제 수리비에 비해 70~80% 수준으로 책정된 현금을 지급받는 형태이다.
 
보험사에서는 일반적으로 외제차 수리비를 미수선수리비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외제차는 부품값, 공임비 등 수리비가 일반 국산차에 비해 2~3배 가량 비싼데다가 해외에서 부품을 들여올 경우 수리 지연으로 인한 과도한 렌트비에 따른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보험가입자 입장에서도 미수선수리비를 받을 경우 현금으로 지급받아 자신이 편한 시간에 수리를 맡길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러나 보험사기범들은 외제차의 부품값, 공임비 등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추정수리비 산정시 과잉청구 등의 방법으로 차액을 가져가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주로 자동차사고로 수리가 필요할 시 보험사에 미수선수리비를 청구하며 공식AS센터, 공식딜러점 등이 아닌 지인들이 운영하는 일반공업사에서 수리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한 과거 동일한 사고경력이 많은 경우, 리스나 저당 잡힌 차를 이용, 사고가 난 사람들끼리 연결고리가 있는 등은 보험사기범일 확률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기범인지 아닌지는 바로 확인하거나 단정 지을 수는 없고 자동차 구입과정부터 보험금 지급할 때까지의 과정을 살펴봐야 알 수 있다""보험금을 노리는 경우 주로 미수선수리비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하겠다는 협박부터 사무실로 찾아와 큰소리를 치면서 업무방해를 하는가 하면 심지어 '이 돈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돈을 들고와 뿌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보험사기를 구분해내기는 쉽지 않다. 수차례 보험사기를 시도했던 것이 아니면 입증하기 힘든데다가 보험사에서는 보험사기가 의심돼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민원으로 이어져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보험사 보상 관계자는 "경기가 힘들어지면 보험사기는 늘어난다""교통사고가 나면 치료비, 차수리비 등 피해보상은 보험사에서 당연히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제일 돈 벌기 쉬운 방법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에는 생계형 보험사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모집을 해서 사기를 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진화되고 조직화, 악질화 되어가고 있다""처벌도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받더라도 집행유예를 받는 등 경미하다보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에 보험사기를 최대한 적발하는데 힘쓸 것"이라며 "'보험사기를 저지르면 반드시 처벌받는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해 보험사기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