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론' 꺼내들었지만 의견 충돌 부각되면서 우려의 목소리
친문 주류와 비주류계 사이에 '주도권 다툼' 신경전 가속화
[미디어펜=박민규 기자]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쇄신의 주체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주류인 친문 진영과 비주류인 비문 간의 충돌 조짐이 보이면서 향후 당내 갈등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 이후 쇄신을 위해 여러 방면에서 '자성론'을 꺼내들었지만 일부 강성 당원들의 강한 반발과 소속 의원들 사이의 의견 충돌만 부각됐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권 경쟁이 대선 후보 경선까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제기되면서 계파 간 ‘주도권 다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선거에서 차기 원내사령탑을, 다음 달 2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되면 본격적으로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한다. 이에 따라 4·7 재보궐선거 참패의 책임 소재와 범위, 쇄신 방향 등은 대선을 앞두고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최대 계파인 '친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또다시 '기승전 친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차기 지도부 후보군은 벌써부터 ‘계파는 없다’는 식의 발언을 통해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해 당지도부 등이 총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박완주 의원은 13일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일각에서 자신을 '탈문', '비주류'라고 평가하는 데 대해 "갈라치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문재인 정부 출범 때 원내수석으로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었다"며 "계파 분열 프레임을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호중 의원도 전날 '친문 2선 후퇴론'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정당 활동을 하며 계파보다는 당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활동해왔다"며 "당을 단합시키는 가운데 혁신할 수 있는 적임자로 여러 의원님이 저를 선택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같은 상황 속에 여전히 당 안팎에서는 민심 회복을 위해서는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류인 친문과 생각이 엇갈리면서 노선 갈등이 표출될 경우 당 쇄신을 두고 또 다른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당심'과 '민심'을 두고 입장 차이가 발생하면서 혼란 양상이 가중되는 분위기가 계속 된다면 우리당이 추구하고 있는 '쇄신'의 움직움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오히려 친문 진영이 결집해 '쇄신' 주도권을 쥐고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당내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급격적인 '인적 쇄신'은 오히려 지지층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친문 위주로 당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당심'을 챙기다 보니 '개혁'에 중점을 둔 부분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민심'을 위해 당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정권 재창출에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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