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1분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한 해외주식 결제금액(매수+매도금액)이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분기 해외주식 결제금액이 1285억 1000만 달러(약 144조 1000억원)를 기록하며 직전 분기(654억달러) 대비 96.5%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통계 집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시장별로 보면 미국 주식 결제금액이 1198억 9000만 달러(134조 4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98.7% 증가했는데 이는 전체 해외주식 결제 규모의 93.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종목별로는 테슬라(118억 7000만 달러), 게임스톱(52억달러), 애플(38억 6000만 달러), 스팩(SPAC) 기업 처칠캐피탈(25억 7000만 달러), 빅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21억 8000만 달러) 등 미국 주식이 상위권을 독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그간 결제금액 상위권을 유지해온 애플, 아마존 등 미국 대형 기술주 외에도 미국 시장 이슈 및 정책에 영향을 받는 종목이 상위 종목에 올랐다며, 투자 대상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577억 2000만 달러(64조 7000억원)로 작년 말(470억 8000만 달러) 대비 22.6% 늘어났다. 

시장별로는 미국이 463억 7000만 달러(52조원)로 전체 보관 규모의 80.3%를 차지했는데 보관 금액 상위 종목은 테슬라(83억 8000만 달러), 애플(34억 9000만 달러), 아마존(15억 8000만 달러), 엔비디아(10억 8000만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10억 4000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10억 달러) 등으로 나타났다.

해외주식 보관·결제 금액이 대폭 늘어나면서 외화채권을 포함한 외화증권 보관 및 결제금액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예탁원 측은 함께 밝혔다. 1분기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813억 6000만 달러(91조 2000억원), 결제금액은 1575억 6000만 달러(176조 6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2.7%, 75.3% 늘어났다.

외화채권의 경우 보관금액은 236억 4000만 달러(26조 5000억원)로 작년 말(251억 4000만 달러)보다 6.0% 감소했다. 반면 결제금액은 290억 5000만 달러(32조 5000억원)로 전 분기(244억 8000만 달러) 대비 18.7% 늘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은 최근 외화증권 투자 확대로 결제지시 건수가 급증함에 따라 외화증권 결제지시 송수신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예고했다. 국내 공휴일에 지시된 결제가 그다음 날 이뤄져 결제 지시 건수가 몰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증권사에 공휴일 거래가 당일날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외화증권 투자지원에 관한 부가서비스도 확대된다. 주식·채권 등 외화증권 대여를 중개하는 외국보관기관을 추가로 선임하며, 오는 9월 비청산 장외파생상품거래 개시증거금 의무 교환 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국제예탁결제기관(유로 클리어)을 통해 보유 외화증권을 증거금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측 관계자는 "외화증권 투자 1천억 달러 시대를 대비해 외국보관기관 운영체계를 점검하고 투자지원 서비스 및 운영 효율화 관점에서 다각적인 개선책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시장 친화적인 외화증권 투자지원 서비스 발전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