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강화…하반기엔 KTB네트워크 상장 추진할 듯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TB금융그룹이 업계 7위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소매금융’ 부문으로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업계 7위의 유진저축은행을 끌어안으면서 KTB금융의 존재감 또한 업계 안팎에서 더욱 부각될 것으로 관측된다.

   
▲ 사진=KTB투자증권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B투자증권이 유진에스비홀딩스 30%에 해당하는 지분을 732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이는 KTB투자증권 이사회에서 결정된 내용으로, 계약은 15일인 이날 체결된다. 최종 매매대금은 실사 결과와 매매대금 협의과정에서 차후 정산되는 금액을 반영해 확정된다.

세부 내용을 보면 KTB투자증권은 유진제4호헤라클레스PEF가 보유한 유진에스비홀딩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1293만 주를 인수한다. 유진에스비홀딩스는 유진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KTB투자증권이 유진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그림이 완성됐다.

유진저축은행은 1972년 대영저축은행으로 설립돼 작년 말 기준 총 자산규모 2조 9842억원에 업계 7위권의 대형 저축은행으로 손꼽힌다. 지난 2011년 구 현대증권(현 KB증권)의 100% 자회사 ‘현대저축은행’이 됐다가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KB증권 손자회사로 편입된 뒤 매각된 역사를 갖고 있다.

유진그룹으로서는 2017년 저축은행을 인수한 이후 약 4년 만에 매각으로 선회를 하게 됐다. 현재 유진저축은행은 강남 본점을 중심으로 목동, 송파, 분당 등 총 4개 지점을 운영 중이며, 작년 당기순이익은 519억원으로 업계 5위권이었다. 금융사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BIS 비율 역시 16.3%로 대단히 양호하다.

이런 유진저축은행을 KTB금융그룹이 인수함으로써 KTB 입장에선 ‘소매금융’ 부문이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KTB투자증권 측은 이번 저축은행 인수건에 대해 “증권·자산운용·네트워크(VC)·PE·신용정보 등 기존 편제에 저축은행을 더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다”면서 “그룹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진저축은행 인수 소식이 알려지기 전부터 KTB투자증권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이번 달 들어서만 주가가 30% 가까이 급등했다. 이는 KTB금융그룹의 또 다른 자회사 KTB네트워크가 상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토스’로 잘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의 벤처캐피탈(VC)이란 점 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 결정은 지난달 25일 조직개편과 함께 드러난 경영 청사진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이때를 기점으로 오너 이병철 KTB금융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고, 최석종 사장은 부회장으로, 이창근 대표가 KTB투자증권 신임 사장으로 등극했다. 

지난 8일에는 이병철 회장이 권성문 전 회장으로부터 자사 주식 100만주를 장외 매수했으며, 이에 따라 이 회장의 지분율은 22.47%로 늘어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B의 이번 저축은행 인수와 소매금융 강화는 결국 ‘이병철 리더십’의 일환으로 봐야할 것”이라면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면 부동산‧해외 대체투자 등에서도 적극적인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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