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회복한 가운데 개인투자자(개미)들은 오히려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역으로 2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세칭 ‘곱버스’를 다시 매수하고 있다. 장 하락을 예측했다는 의미인데, 연기금까지 곱버스 매수에 동참한 모양새라 주가지수 향방에 특별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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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개미들이 다시금 곱버스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곱버스ETF)는 이달 들어 개인 순매수 1위를 기록 중이며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약 2559억원에 달한다.
곱버스 투자열기는 향후 주가지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개미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곱버스 자체가 코스피200 하락분의 2배만큼 수익이 나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기관의 흐름이다. 개인과는 정반대로 기관은 상승장에서 높은 수익이 나는 레버리지 ETF 상품을 순매수 하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4월 들어서만 KODEX 레버리지를 1575억원어치 사들였다.
향후 장 상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코스피는 이날 오전 장중 한때 3200선을 회복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3200선은 깨졌지만 여전히 3190선을 전후로 지수가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곱버스에 베팅한 개미들의 수익률 역시 그다지 좋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경우 이달 들어 2105원에서 1945원으로 8.1% 하락한 상태다. 반면 KODEX 레버리지는 약 8% 오르며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국내 증시의 대표적인 ‘큰 손’으로 손꼽히는 연기금이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동안 곱버스를 총 7357만원어치 사들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연기금의 거래 규모를 고려했을 때 곱버스 매수 물량이 큰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마치 연기금이 주가의 하락을 전망하고 있는 뉘앙스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연기금은 최근 국내주식 물량을 계속해서 던져왔기 때문에 개미들의 원성을 사고 있던 상태였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무려 21거래일 동안 코스피 ‘순매도’ 행진이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최근 주식투자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개인들과 국내 주식시장의 대표적인 ‘구원투수’인 연기금의 움직임이 일부 겹치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개인의 매수 흐름이 둔화된 것은 지수상승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라면서도 “삼성전자가 지급하는 13조원의 배당금이 시장에 풀리고 미국 등 해외증시 흐름도 괜찮은 편이라 국내 주가지수 흐름을 부정적으로만 볼 상황은 아닌 듯하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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