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분매각 무산으로 주가가 충격을 받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현대글로비스 목표주가에 큰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이미 블록딜 충격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16일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목표주가 38만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제외해도 높은 성장성과 최근의 주가하락으로 매력적인 가격대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정 회장 부자의 블록딜 시도 전인 이달 12일 현대글로비스의 종가는 30만원. 블록딜 무산이후 19일까지 5거래일 만에 주가는 22%나 하락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현대글로비스의 목표주가의 거의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18개 증권사의 현대글로비스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4만원선을 넘는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 역할이 기대됐지만, 최근 오너의 지분 매각 소식으로 기대감이 감소되고 있다”며 “2016년 현대차 완성차 수출 비중 확대(현재 40% 담당)와 멕시코 신규 공장 가동(16년 1분기 연간 30만대 규모)에 따른 반제품 포장(CKD) 매출 성장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에서는 매수 관점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그는 “2016년 예상실적 기준 현재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3.1배, 2.2배”라며 “과거 밴드 하단 수준이며, 2016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8.2%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저평가 매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현대글로비스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교보증권도 목표주가 33만원과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락시에 동사의 주식을 추가 매입하거나 버티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이번 지분 매각으로 공정거래법(대주주 특수관계인과 지분 30% 이상의 계열사간 거래 규제) 취지에 부응한다는 것과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이 23.3% 남아있다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KB투자증권 역시 현대글로비스가 단기적인 충격은 받겠지만 주가가 단기 약세를 겪은 뒤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가 주요 투자 포인트이기 때문에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이며 22만원 수준에서 반등할 것”이라며 “정 부회장이 여전히 23.3%를 보유해 상장된 현대차 그룹 주식 중 가장 높은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방향성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13일 메리츠종금증권은 현대글로비스의 블록딜 실패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렸다. 목표주가도 기존 34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22.06%나 내렸다.

김승철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지분 일부 매각이고 지분 매각에 설공하더라도 여전히 30%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게 되므로 기존 사업 및 앞으로의 성장 시나리오가 틀어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면서도 “시장에서 현대글로비스에 대해 현대차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었으나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다소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