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용 충격, 대면 서비스업 타격·자녀 돌봄 부담 급증한 탓"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코로나19의 타격이 집중된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돌봄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대확산이 발생한 작년 3월 핵심 노동연령(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만 1000명 감소했다.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32만 7000명)의 1.7배에 달하는 수치다.

   
▲ 여성 구직자/사진=미디어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등 과거 경제위기와 달리, 코로나19 위기에서는 여성 고용이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기혼 여성의 고용률 하락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코로나 위기 초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증가, 고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3월 기혼 여성 취업자가 한 달 내에 실업 상태로 이행할 확률은 1.39%로, 남성(0.75%)을 크게 웃돌았고, 기혼 여성 취업자가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은 5.09%로 남성(1.67%)의 3배였다.

KDI는 "코로나19 충격을 직접 받은 대면 서비스 업종은 여성 종사자 비중이 남성보다 높아, 여성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기 직전인 작년 1월 당시 여성 취업자의 38%가 교육,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종사한 것으로 집계됐고, 남성 취업자의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중은 13%에 그쳤다.

여성 취업자가 스스로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KDI에 따르면, 업종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여성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행할 확률이 남성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아, 여성이 업종 이외의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경우가 있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39∼44세 집단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코로나 위기 중 학교 폐쇄로 인한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특히 고용충격이 컸던 대면 서비스업 등 실직자에 대한 고용 지원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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