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전대, 홍영표·송영길·우원식 모두 친문 표심만 몰두
재보선 참패 후 들끓었던 쇄신과 반성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그들만의 리그’라는 한계와 함께 ‘도로 친문당’ 될 수 있다는 우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한 전당대회가 반환점을 돌았다.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후보(기호순)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들끓었떤 쇄신 열기는 식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 당 대표 선거가 '그들만의 리그'란 한계와 함께 당심에 구애하는 각 후보들의 모습을 두고 '도로 친문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2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JTBC 의뢰로 지난 18일 전국 유권자 1020명을 대상으로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 인물을 물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송 후보가 12.7%, 홍 후보가 12.0%, 우 후보가 7.9%로 나타났다.

세 후보 모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송영길, 우원식 당대표 후보가 지난 22일 충북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 참석하여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하지만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없다(35.1%)’, ‘잘 모름(22.3%)’ 등을 꼽은 데다 실제 선거에서 일반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10%에 불과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결과를 예측하기는 힘들다는 관측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로 최종 득표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비율로 합산해 결정된다. 강성당원이 포진한 권리당원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상황이다보니 세 후보 모두 ‘쇄신’보다는 ‘당심’ 공략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논쟁은 반성이나 쇄신 방향보다는 각자의 부동산 정책과 송 의원의 '계파 찬스' 발언, 핵심 지지층을 자극할 '과거 행적' 등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난 19일 첫 TV토론에서 홍 후보는 송 후보의 '당명 빼고 다 바꾼다, 계파 찬스를 쓰지 않는다'는 발언을 두고 "그 선언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추구해 온 정체성을 버리고 당·청 관계에 있어서도 대통령-청와대와 다른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우 후보 역시 "계파를 꺼내는 순간 없던 계파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계파를 없애기 위해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송 후보는 "두 분이 원내대표를 했는데, 두 분이 잘했으면 이렇게까지 (선거에서) 참패를 했겠나"라고 맞받아쳤다.

지난 21일 토론회에서도 각자의 계파와 성향을 꼬집으며 당심 공략에 치중하면서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새로워진 모습을 국민께 보여드려야 하는 쇄신 전당대회이자 내부를 철통같이 단결시키는 단합 전당대회여야 한다”는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주장이 무색한 상황이다.

여기에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당원을 대상으로 강성지지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게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며 당내 반발을 사고 있다. 김현권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표현은 틀렸다. 강성지지자가 왜 문제인가”라고 따졌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가 친문 당원 표를 얻기 위한 당심 잡기에 함몰되면서 '도로 친문당'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으니 반성하라’는 것인데 현재 전당대회는 여전히 당심만을 바라보고 있다”며 “남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민심을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쇄신 방안이 논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