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빚을 내서 주식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빚투’의 척도인 신용거래융자액이 사상 최초로 23조원을 돌파했다. 아울러 이달 들어 신규개설 주식계좌 수는 무려 320만좌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토스증권의 ‘주식 1주 선물’ 이벤트 영향이 크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만큼 주식투자에 적극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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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거래융자액이 다시금 기록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신용거래융자는 무려 9거래일 연속 증가 패턴을 보였다. 금액은 23조 1994억원을 기록해 1998년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23조원을 넘겼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 시장의 신용거래융자가 전 거래일 대비 205억원 증가한 12조 6903억원, 코스닥 시장 신용거래융자가 884억원 증가한 10조 5091억원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역대 최고치인 32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이 약 20년 만에 1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이 활황을 띤 데 따른 결과로 추정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동안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로 매수된 종목은 반도체와 바이오 관련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대형주와 더불어 코스닥에서 변동성이 가장 큰 바이오주가 탄력을 받는 것은 그만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생생하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규 주식계좌 숫자 역시 이달 들어 압도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투협은 지난 22일 기준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가 4385만 3426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특이한 것은 이 가운데 이달 들어서 늘어난 활동 계좌 숫자만 320만 8850개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엄청난 증가 속도다.
이와 같은 상승세의 원인은 ‘토스증권’으로 추정된다. 토스증권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주식 1주 선물받기’ 이벤트를 전개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계좌개설 열풍이 일었기 때문이다. 신규 계좌 개설시 무작위로 주식 1주를 지급받는 이벤트가 SNS 상에서 ‘인증샷 올리기’ 유행과 맞물리면서 이 기간에만 토스증권 신규 계좌가 무려 170만개 만들어졌다.
이벤트에 근거한 계좌 개설인 만큼 토스증권의 ‘신드롬’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물론 알 수 없다. 그러나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주식거래에 대한 관심도가 올라가 있는 상황이라는 점만큼은 명백해 보인다.
국내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토스증권 계좌개설의 경우 대부분이 2030세대였다는 점에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면서 “암호화폐 시장 등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열기를 포함해 ‘투자 전성시대’가 시작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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