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가상화폐 대장격인 비트코인의 폭락이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코인 광풍에 올라탔다 하락장을 버티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
|
▲ 비트코인 폭락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픽사베이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만 해도 사상 처음으로 8000만원을 뛰어넘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23일 5000만원대로 추락했다. 1억원 고지를 넘보던 상황에서 불과 열흘새 30% 이상 폭락한 셈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18년에 이어 2차 폭락이 재현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1월 초 2800만원대까지 상승했던 비트코인의 가격은 같은 달 말에는 10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그해 12월엔 300만원대까지 쪼그라들기도 했다.
폭락의 원인으로는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금지 법안을 마련하고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폐쇄 등을 준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규제 가능성을 시사한 데 있다.
이번 하락 역시 당국의 규제 가능성이 그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22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가상화폐는 투기성이 강한 내재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라면서 “(제도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의 발언에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이튿날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5400만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증권가에서는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을 일단은 반기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에서 코인 시장으로 이동했던 자금이 다시 흘러들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식거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1일 기준 67조125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62조6225억원이었던 저믈 고려하면 7.19%가 증가한 수치다.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이어 간 올 1월 말까지만 해도 70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2월 중순 들어 금리 상승 우려와 연기금의 국내 주식 매도 행렬 등으로 지수가 주춤하자 지난달 중순 57조원까지 줄어들었다.
서울에 거주중인 30대 남성 윤모씨는 “1월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저 역시 주식 자금 일부를 빼 비트코인을 샀다”면서 “저 말고도 주식을 하던 지인 다수도 ‘코인열차에 탑승하자’면서 주식 대기성 자금 일부를 코인 시장으로 옮겼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충격을 받은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재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때마침 증시는 다시금 활기를 띄고 있고 기업들 역시 1분기 호실적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