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올 시즌 유일하게 남아 있던 '희망'인 카라바오컵(EFL컵) 우승이 좌절됐다. 그 후유증은 심각할 전망이다. 팀의 두 주포 손흥민(29)과 해리 케인(28)이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 치른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0-1로 패배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고, 해리 케인은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과 케인은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다. 케인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1골(13도움)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34개의 공격포인트 역시 리그 1위다. 손흥민은 15골(9도움)로 득점 4위, 공격포인트 부문에서는 3위에 올라 있다. 둘의 환상적 호흡은 최강으로 인정받고 있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이런 두 걸출한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토트넘은 현재 리그 7위에 머물러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는 물론 유로파리그 출전권도 놓칠 위기에 처해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포함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손흥민은 이번 카라바오컵에서라도 우승하기를 간절히 원했다. 케인 역시 '무관의 제왕'으로 남고 싶지 않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또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2년 전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랐다가 리버풀에 져 우승컵을 놓친 아픔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토트넘의 우승 실패 후 현지 매체들은 손흥민과 케인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팬들 역시 댓글 등을 통해 손흥민과 케인은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토트넘 출신 티무 타이니오(핀란드 FC 하카 감독)는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케인과 손흥민은 우승을 위해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지 모른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카일 워커를 예로 들었다. 워커는 토트넘에서 8시즌을 뛰고도 우승을 못하자 2017-2018시즌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고, 이번 카라바오컵 우승까지 9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지 전문가들이 손흥민과 케인의 이적을 점치는 주요 이유는 둘의 적잖은 나이다. 손흥민은 내년이면 만 30세가 되고 케인은 29세가 된다. 전성기 기량을 보여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토트넘에 남을 경우 당장 다음 시즌에도 우승을 일궈내기는 힘든 상황이다.

토트넘은 이제 리그 5경기만 더 치르면 이번 시즌을 마감한다. 손흥민과 케인이 결단을 내릴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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