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주가가 동반 급락하면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장에서 삼성SDS는 전거래일 대비 7.83% 떨어진 22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22만7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제일모직 역시 이날 5.70% 떨어진 12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12만30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두 종목 모두 기관이 2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 두 종목은 상장 이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수혜 기대감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삼성SDS는 지난해 11월14일 상장 이후 공모가 19만원의 두 배인 38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해 같은 달 26일 42만9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상장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처분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룹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프리미엄도 서서히 꺼져갔다. 악재도 잇따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가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에 실패하면서 이 부회장도 언제든 삼성SDS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짓눌렀다. 외국계 증권사인 CLSA와 JP모간의 부정적 보고서도 이어졌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삼성SDS에 비해 더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시 FTSE와 MSCI 지수에도 편입됐고 주가는 시초가 10만6000원 대비 70%가량 높은 17만9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제일모직의 주가 역시 서서히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분간 두 종목이 추세적인 상승세로 전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시도 여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대글로비스 블록딜 매각 시도가 지배구조 관련주에 안 좋은 신호를 보내 투자심리가 냉각됐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추세를 지켜보던 구주주까지 매도에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며 “V자 반등은 어렵고 양 종목 모두 기간 조정에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그나마 삼성SDS보다는 제일모직이 지배구조 상단에 있어 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글로비스 사건 이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이 안정적 펀더멘털을 확인하면 주가가 다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