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재건축 단지 위주로 0.08% 상승…매수심리도 3주 연속 올라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재건축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되면서 서울 집값이 상승세를 유지하며 매수 심리도 강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투기 수요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당분간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주(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8% 올라 상승폭을 유지했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오세훈 시장 당선 이후 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 위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노원구는 재건축 기대감 있는 중계동 구축과 상계·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0.16% 올랐으며, 송파구는 방이·잠실동 재건축 위주로 0.15%,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 재건축 위주로 0.13%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특히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효력 발생 전 막바지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그 외 지역들은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정주여건이 양호한 역세권과 교통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상승폭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2.7로 지난주(101.1)보다 소폭 올랐다. 이달 첫째주 96.1까지 떨어졌다가 3주 연속 상승세(100.3→101.1→102.7)를 보였다. 이 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이처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면서 오 시장은 전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에는 더 이상 신규로 택지를 개발할 땅이 없어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재개발·재건축뿐이다”며 “이에 대한 기대감 높아지면서 새로 지어질 신규 주택에 대한 기대수익이 시장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장원리다”고 말했다.

시장을 교란시키는 투기적 수요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가능한 행정력을 총동원해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를 근절해 나가겠다”며 “부동산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투기성 거래로 판단되는 사안은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동성 증가 등 다른 집값 상승요인들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사태로 2·4 공급대책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정부 주도의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는 전날 울산 선바위와 대전 상서 등 1만8000가구의 신규택지를 발표하면서 나머지 13만1000가구를 공급할 택지는 투기 혐의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국토부가 2·4 대책에서 제시한 신규택지 조성을 통한 주택 공급 목표 25만가구의 절반 이상이 미뤄졌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그동안 정부의 공급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집값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었는데 LH 사태로 부동산대책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했다”며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단기간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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