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공매도가 1년 2개월만인 지난 3일 재개됐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공매도가 전면 아닌 부분 재개됨으로써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내놨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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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가 14개월만에 재개되면서 코스피, 코스닥 등 국내 양대 증시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장을 끝마쳤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1.64포인트(2.20%) 내린 961.81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 3월 31일(956.1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양대 시장의 추락 원인은 외국인이 1조원 넘는 공매도 폭탄을 던진 데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3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거래금액이 9558억(87.4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기관과 개인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각각 1191억원, 181억원에 그쳤다.
공매도 금지 이전보다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지난 2019년 기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4207억원)과 비교하면 2.6배나 늘어났고,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직전 10거래일 기준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8610억원)과 비교해도 27% 증가했다.
낙폭만 두고 보면 코스닥 시장의 충격이 더 큰 모습이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상위 대부분을 바이오 종목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첫날인 3일 22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들 22개 종목 가운데 12개 종목이 제약·바이오 종목인 점으로 미루어 주로 제약, 바이오 업종이 주 타깃이 된 모습이다.
코스피 종목 가운데에선 신풍제약, 보령제약, 두산퓨얼셀, 롯데지주 등 4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됐다. 코스닥 종목 중에선 삼천당제약, 텔콘RF제약, 에스티팜 등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18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제는 비정상적으로 공매도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이 급락하는 종목에 대해 다음 1거래일 동안 공매도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이들 22개 종목은 4일 공매도 거래에서 제외됐다.
공매도 재개 이틀째인 이날에도 양대 지수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 코스닥 지수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15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대비 8.06p(0.25%) 내린 3119.14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간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14.95p(1.55%) 내린 946.86에 거래 중이다. 장초반 전일대비 0.05% 하락세로 출발한 이후 점차 낙폭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내 증시 역사상 기간 상으로는 역대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면서 “공매도는 하락에 배하는 매매기법인 만큼 증시가 흔들리고 주가가 급등락 하는 등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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