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신규상장 시장 열풍으로 인해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K-OTC의 시총이 6년 반 만에 2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장외주식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코넥스 시장만큼은 올해 아직까지 신규상장 0건을 기록하고 있어 ‘열풍’의 흐름에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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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모주 열풍과 맞물려 장외 주식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제도권 장외시장 K-OTC의 시가총액은 20조 6569억원으로 집계됐다.
K-OTC 시장의 시총이 20조원을 돌파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 11월 당시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둔 삼성SDS의 영향으로 한때 시총이 42조 1000억원에 달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삼성SDS의 이전상장 직후 시총은 12조~13조원대로 줄었고, 20조원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그 이후 6년 5개월이 걸렸다.
시총 뿐 아니라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2021년 4월 말까지 K-OTC 일평균 거래대금은 69억 1489만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41억 4168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70% 가까이 급증한 결과다. 작년 K-OTC 시장의 연간 거래대금은 1조 2766억원을 기록해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한바 있다. 올해 역시 열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작년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내 주식시장의 투자 열풍은 코넥스 시장의 거래대금도 키워 놨다. 올해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코넥스 거래대금은 91억 8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26억 9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3배를 넘는 금액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코넥스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는 것 같지만, 올해 들어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아직까지 ‘0건’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공모주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를 감안할 때 의외의 결과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모습이다.
최근으로 올수록 코넥스 시장의 신규 상장기업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분명한 패턴으로 관찰된다. 지난 2016년 50개였던 코넥스 신규상장 건수는 2017년 29개로 급감한 이후 2018년 21개, 2019년 19개, 2020년 12개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통상 코넥스 기업의 상장이 하반기에 집중되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올해의 침체는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굳이 코넥스를 거칠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는다. 예를 들어 IBK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증권사 20여 곳은 코넥스 상장사들이 상장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지정자문인 제도’에 참여하고 있지만 초기 수수료 부담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의 ‘하부리그’ 역할을 자처하며 출범한 코넥스 시장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 “시장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당국과 협의해 지정자문인 수수료 문제 등을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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