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등 특판 출시 요인 사라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은행권이 통상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한시적으로 내놓았던 예적금 특판이 올해는 자취를 감쳤다. 저금리가 장기화된 데다 은행의 예대율(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면서 특판을 통한 수신을 확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NH농협은행은 지난 3일 가정의 달과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가족사랑과 고객감사의 의미를 담은 'NH사랑해요·감사해요 적금'을 출시했다./사진=농협은행 제공.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가운데 가정의 달을 맞아 특판 상품을 내놓은 곳은 NH농협은행이 유일하다. 그 외에 시중은행들은 어린이나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경품 지급 이벤트 실시로 특판을 대신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지난 3일 출시한 'NH사랑해요·감사해요 적금'은 개인을 대상으로 1인 1계좌만 가입 가능하며 5월 한 달간 2만좌 한도로 판매한다. 가입기간은 6개월 이상 12개월 이내에서 월단위로 지정할 수 있고 가입금액은 초입금 5만원 이상, 매회 1만원 이상, 매월 20만원 이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높은 금리를 앞세운 특판은 오랫동안 효자상품으로 분류됐다. 소비자뿐 아니라 은행에서도 신규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가 비교적 수월하게 수신잔고를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그러나 불과 2~3년 사이에 특판이 눈에 띄게 줄더니 최근엔 종적을 감췄다.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 상황에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시중금리가 연 0%대라 특판금리를 높여봐야 연 1~2% 수준에 불과한데, 이 정도 수준에서 고객들을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활황이라 은행의 최대 2% 금리로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여기다 예대율이 안정적인 점과 넘치는 유동성으로 법인자금 유치 등을 통해 저비용으로 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은행이 특판을 내놓지 않아도 되는 이유 중 하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판은 높은 이자로 인해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부담이 적지 않은데 예대율이 안정적으로 맞춰진 상황에서 특판을 내놓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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