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비대면 회의차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체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DGB금융그룹 경영진들이 3차원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로 디지털 체험하기에 나섰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가 메타버스를 비롯한 최근의 디지털 트렌드를 주도하는 만큼,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8일 DGB금융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경영진들은 지난 6일 비대면 회의의 일환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회의를 가졌다. 금융권이 메타버스로 회의를 가진 건 국내 최초다. 

   
▲ DGB금융지주는 지난 6일 경영진회의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체험을 진행했다. 사진은 가상공간에서 김태오 회장과 경영진들 모습.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메타버스는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그동안 가상현실(VR)이라는 말로 표현됐다. 가상세계 이용자가 만들어내는 사용자생성콘텐츠(UGC)가 상품이며, 가상자산이 매개로 유통된다. 

DGB금융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Z’에서 제작한 아바타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해 이번 체험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이 이용자로서 지주사 전용 맵을 제작해 네이버Z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이다. 맵에는 가상회의장과 포토타임을 위한 장소 및 그룹 임직원들을 위한 파티연회장 등이 다채롭게 구성됐다. 같은 날 참석자들은 직접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해 전용 맵에서 회의를 가졌다. 

DGB금융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채널이 확산하는 점을 착안해, 최근 각광받는 메타버스를 선제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이번 체험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가 주로 쓰는 플랫폼이 메타버스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순천향대학교와 공식 제휴를 맺고 대학 입학식을 가지기도 했다. 

DGB금융은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회의, 시무식, 미팅 등 오프라인 및 비대면 업무처리의 한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또 메타버스에 그룹 관련 가상세계를 만들어 기업 이미지를 브랜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메타버스에 가상은행을 운영해 신규 고객을 맞이하는 접점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후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거라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금융서비스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미국 게임업체가 제작한 ‘로블록스’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열풍을 일으킨 로블록스는 미국 16세 미만 청소년의 55%가 가입하고 있다. 레고 모양의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세계에서 스스로 게임을 만들거나 다른 사람이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머니인 ‘로벅스’(Robux)라는 가상자산을 활용해 실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때로는 디자인제품과 게임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제페토 체험은 MZ세대가 가장 열광하는 문화 중 하나인 메타버스를 통해 미래 고객에 대한 이해도와 디지털 뉴 트렌드를 그룹에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며 “향후 전체 임직원이 경험해볼 수 있는 DGB금융그룹 전용 참여형 맵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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