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 설립준비위원회, 해외컨설팅사에 '타당성 조사' 맡겨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업계가 대체거래소(ATS) 설립논의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의 독점 구조를 깨고 건전한 시장구조 확보를 위해 ATS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여러 차례 있어왔지만, 다양한 이해관계나 증시 부진 때문에 번번이 좌초돼 왔다. 그러나 최근 다시금 투자 열풍이 일면서 6개 증권사가 참여한 ATS 설립준비위원회도 다시금 활동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TS 설립 계획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올해 상반기에 ATS 설립을 위한 사업 타당성 평가가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와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가 참여한 ‘ATS 설립준비위원회’는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컴퍼니에 ATS 설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ATS 설립이 법적으로 가능해진 시점은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 이후부터다. 하지만 실제적인 ATS 추진은 지난 2019년에서야 시직됐다. 설립위원회가 만들어진 시점 역시 그때였지만 ‘한국거래소의 체질 강화 없이 새로운 경쟁자를 만들 수 없다’는 거래소 측 반대 의견으로 사실상 추진이 중단된 상태였다.

올해 들어 다시 ATS 설립이 탄력을 받은 데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이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체거래소가 활성화될 경우 거래 플랫폼 간에 건전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ATS 설립에 긍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덧붙여 작년과 올해 일고 있는 투자열풍 또한 대체거래소 설립의 수익성 전망을 개선시켰다. 증시가 반등하고 거래 규모가 막대한 스케일로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매분기 기록적인 수익을 공시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복수 거래소 체제로 진화해도 충분히 감당이 가능한 수준으로 성숙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메리칸 증권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등의 거래소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 역시 도쿄 증권거래소와 자스닥이 존재하며, 중국에는 상하이 증권거래소, 선전 증권거래소, 홍콩거래소가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거래소들이 상호 경쟁체제를 이루면서 거래수수료 인하, 서비스 질 향상 등의 효과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ATS 설립준비위가 맡긴 타당성 조사 용역의 결과는 오는 7월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6개 증권사는 ATS 법인을 세우고 금융당국에 인가를 요청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예비인가를 받으면 6개월 안에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하고, 본인가를 받으면 6개월 이내에 영업이 가능하다.

물론 ATS 설립이 그렇게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은 낮다. 금투협 측에서도 구체적인 설립 시점에 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체거래소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렇게 구체화됐다는 것만으로도 진일보한 상황”이라면서 “주문속도 개선, 거래비용 감소 등 ATS 설립의 효과를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함께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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