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잇따른 공장의 생산 중단 및 휴업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생산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공급 차질 여파가 5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여지는 만큼, 이번 4월 성적표로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의견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국내 자동차산업 실적이 생산은 11.8%, 수출은 52.8% 증가하면서 1분기의 호조세 이어갔으나, 내수는 3.8% 소폭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업부는 내수 감소에 대해,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실시했던 개별소비세 70% 감면이 올해 30% 감면으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제네시스' 등 신차 호조와 친환경차 판매 확대(전기차 18.8%, 수소차 59.1% 증가)로, 동월 기준 지난해에 이어 역대 두 번째의 판매대수인 16만 1097대 판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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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생산라인 클린룸./사진=삼성전자 제공 |
하지만 역대 2위의 올해 4월 내수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산차 판매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등으로 6.3% 감소한 반면, 수입차는 일본 25.8%, 미국 18.5%, 독일 10.1%로 크게 증가하는 등 1분기에 이어 수입차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내수 시장에서 주요 수입차 브랜드가 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18만 8293대 판매로 52.8% 증가한 수출 실적도, 전년 동월 44.6%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평균과 비교해 그다지 큰 증가 폭은 아니다.
다만, 고부가가치 차종인 신차, 전기차 등의 수출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수출금액이 73.4%로 크게 늘면서, 2개월 연속 40억 달러를 돌파한 점은 향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긍정적인 지표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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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분기 및 4월 수출 상위 자동차 현황./그래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내수 시장에서도 고부가가치 차종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수소 승용차인 ‘넥쏘(NEXO)’가 1265대를 판매되며 월간 최다 판매를 경신하고 ‘아이오닉5(IONIQ5)’가 판매를 개시하는 등, 내수 시장에서도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러한 고부가가치차의 판매가 증가함과 비례해,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 한국GM 부평 2공장이 생산 차질을 겪은 후, 4월에만 현대 울산1공장 및 아산공장, 기아 화성공장 등 여타 공장도 최대 일주일 이상 문을 닫은 바 있다.
지난달 서강현 현대자동차 부사장은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5월 이후의 생산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라면서도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생산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인한 우려를 내비친 적이 있다.
주우정 기아자동차 부사장 역시 “4월까지는 반도체 부품 재고가 있어 버틸 수 있었지만, 5월에는 재고가 바닥난다”며 “5, 6월은 반도체 '보릿고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동안 정상적으로 가동됐던 GM 창원공장 역시 이달 1일부터 50% 생산 감축에 들어갔으며, 4월 자동차 성적표에 힘을 실어줬던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도 17일부터 이틀간 생산라인을 휴업키로 했고, 같은 기간 광명 2공장 역시 휴업에 돌입하면서, 우려했던 반도체 보릿고개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심화됨에 따라,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에게 정상가격 대비 10% 이상의 웃돈을 얹어줘야 구매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5, 6월 중 차량반도체 수급난이 정점에 다다를 것으로 우려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공급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을 내놨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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