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밀어내기 볼넷 두 번이나, 내가 감독이라도 교체했을 것."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이어오던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김광현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1자책)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4회 동점 상황 1사 만루에서 조기 강판됐고, 구원투수가 남겨둔 주자 두 명의 홈인을 허용해 처음 패전의 쓴맛을 봤다. 이날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3-5로 패하며 이번 샌디에이고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줬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홈페이지


김광현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패전의 쓴맛을 봤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선발 12경기(구원 포함 13경기) 무패 행진도 마감했다.

이날 김광현은 3회까지는 단 1안타만 맞고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다. 그런데 4회 들어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뒤 안타 1개와 볼넷 3개를 내주며 갑자기 흔들렸다. 1사 만루에서 연속 밀어내기 볼넷 2개로 동점을 허용했다. 김광현이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주며 2-2 동점이 되자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김광현을 강판시켰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 나선 김광현은 "4회가 무척 아쉽다. 갑자기 제구가 흔들렸다. 지금도 기억에 남고 아쉽게 느껴진다"고 4회 강판된 상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구가 흔들렸던 이유에 대해서는 "이전 이닝에도 평소보다 제구가 잘 안 됐다. 그런데 4회 많이 흔들렸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게 볼 판정을 받으면서 흔들렸던 것 같다"고 전체적인 제구 난조와 함께 구심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드러냈다.

동점을 내주긴 했지만 교체되지 않고 계속 던졌으면 위기를 넘기거나 경기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교체된 데 대해 김광현은 "한 이닝에 볼넷을 이미 3개나 내줬고, 밀어내기를 두번이나 허용했기 때문에 감독 입장에서는 바꿔야하는 게 맞다. 내가 감독이라도 (투수를) 바꿨을 것 같다"고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무패 행진이 깨진 데 대해서는 "메이저리그에서 300승을 한 투수도 150패 정도는 있다. 나는 이제 첫 패를 당했다. 너무 오랫동안 패배를 기록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팀이 진 것은 아쉽지만 이젠 무패 행진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앞으로 스트레스 없이 즐기면서 경기를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광현은 이날 김하성과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처음 맞대결을 해 삼진을 하나 잡고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김하성과의 대결 소감을 묻자 "특별한 것은 없었다"면서 "샌디에이고의 점수 나는 패턴이 하위 타선이 살아나가서 상위 타선과 연결되는 것이어서 일단 하위 타선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하성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이날 경기 컨셉은 하위 타선에게 볼넷을 주지 말자였다"고 김하성과의 대결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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