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전국 자동차 공장이 멈춰…반도체 수급난 개선돼도 임단협 시즌 노조 리스크 우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올해부터 반등을 기대했던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노조의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18일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가동중단이 집중됐고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조파업과 쌍용자동차의 회생절차 등의 문제가 겹쳐 전국 자동차 공장 곳곳이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아반떼와 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앞서 투싼과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은 전날부터 이틀간 가동을 멈췄다.

   
▲ 수출을 위해 평택항에 대기중인 자동차/사진=미디어펜


기아 역시 전날부터 이날까지 스토닉과 수출용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가동중단 원인은 에어백 관련 반도체 수급 불안정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선택사양인 파킹 어시스트와 디지털 사이드 미러를 선택하지 않으면 출고를 앞당겨주는 방식으로, 기아 K8·카니발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장착이 어려운 일부 트림별 기본사양을 빼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 옵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과 직결된 에어백을 제외할 수는 없는 관계로 해당 부품 공급이 원활해질 때까지 생산을 멈춘 것이다.

르노삼성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는 충분히 확보했지만 노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지난 4일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음에도 조합원 70% 가량이 출근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생산차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평시 하루 생산물량은 430대 수준이지만 노조 파업 이후 300대 수준으로 30%가량 줄었다. 사무직과 기술직까지 생산라인에 투입해도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욱이 현재 조합원들에게 신뢰를 잃은 노조 집행부가 현금을 동원해 가며 파업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이같은 문제가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집행부는 집회 참가자가 파업 불참자와 같이 식사를 할 경우 해당 조합원에 대한 회식비도 추가로 지급해준다고 밝혀 정상 출근 중인 조합원들까지 파업에 참여하도록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아려졌다. 이에 돈을 써가면서까지 파업동참을 독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는 그나마 평택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 등 신차 출시와 함께 대기 수요가 밀려있는 만큼 가동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도 임금 50% 체불까지 감수해 가며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차질 없이 조업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가 불확실한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 언제든 협력사들의 부품공급 중단 사태가 재발할 우려가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한국지엠은 큰 문제는 없지만 부천과 창원공장이 노동조합 창립기념일인 관계로 오는 19일(석가탄신일)까지 연휴가 되며 가동을 멈췄다. 

다만 한국지엠은 공장을 정상적으로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지난 2월 중순 이후 부평 2공장이 50% 미만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이달부터는 창원공장 가동률도 급락하는 등 전체적으로 가동률이 절반 이하에 머물고 있다.

특히, 창원공장은 경상용차 라보와 다마스 생산을 중단하며 물량 자체가 없는데다, CUV 생산을 위한 설비 전환 작업이 진행중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임단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노사간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향후 반도체 문제가 해결되며 재가동에 들어가도 임단협이 시작되면 노조측 요구안을 놓고 사측과의 이견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이 최근 발표한 대미(對美) 투자 계획을 놓고도 양사 노조 측에서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체 투자비율의 8%에 불과하며 대미 투자가 국내 투자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에 그룹 계열사들의 핵심 사업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이 대부분 위치해 있는 만큼 전체 투자에서 국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측은 이를 지적하고 있어 향후 임단협이 시작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어 시작도 전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수요가 회복되며 한참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점에 전국 곳곳의 공장들이 가동을 멈춘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며 "반도체 수급난은 점차 개선되겠지만 노조 리스크는 곧 임단협 시즌에 돌입하며 더 심화될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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