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국내 수제맥주 열풍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4캔 만원 ‘수입맥주’로 가득했던 편의점 매대는 ‘국산 수제맥주’로 가득 찼고, 2015년 설립된 제주맥주는 6년 만에 수제맥주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을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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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수제맥주 제품들/사진=지피커뮤니케이션즈 제공 |
주류 업계는 19일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3%에 불과하다. 앞으로 시장이 커질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사회 경제가 타격을 입은 와중에도 수제맥주 업계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주맥주는 가정 채널에서 약 3배, 유흥 채널에서 약 1.3배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생활맥주 또한 직격탄을 맞은 외식 산업 속에서 맥주 포장·배달 서비스로 전년 매출을 유지했다.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수제맥주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핸드앤몰트는 2018년 글로벌 맥주 기업 앤하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인수됐다. 그간 국내 수제맥주 업체가 기업이나 밴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사례는 많았지만 글로벌 기업에 인수된 것은 핸드앤몰트가 처음이다.
국내 1세대 수제맥주 기업으로 꼽히는 카브루는 2015년 진주햄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영업력을 강화해 2019년부터는 홍콩·싱가포르·몽골·영국 등 여러 국가에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 1~2월 수출액은 전년 한 해 수출액의 약 2배를 달성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는 제주맥주 또한 2019년부터 인도·대만·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맥주를 수출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조만간 수출국을 10여 개 나라로 늘린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제주맥주는 또 2020년 약 3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 2019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하며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을 충족했다. 오는 5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생활맥주는 작년 말 ‘브루원 브루잉’을 인수했다. 그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1세대 수제맥주 양조장인 브루원을 밀맥주 전문 양조장으로 키워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수제맥주 시장의 성장에 쾌재를 부르는 것은 비단 맥주 업계뿐만이 아니다.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유통 업계는 곰표 맥주, 쥬시후레쉬 맥주, 금성 맥주 등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맥주를 내놓으며 물살을 탔다. ‘유미의 세포들’, ‘호랑이형님’ 등 웹툰 협업 맥주도 출시하며 새롭고 독특한 것에 주목하는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은 카브루, 제주맥주 등의 맥주 수출의 사업성이 증명됨에 따라 직접 맥주 수출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향후 사업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류 제조사를 인수하는 등의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촌에프엔비, 제너시스BBQ, BHC 등 대형 치킨 업계도 치열한 파이 다툼 속 브랜드 차별성 구축을 위해 ‘치킨에 잘 어울리는 수제맥주’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에는 AK플라자가 백화점 최초로 수제맥주를 출시했으며, 수제맥주 부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바, 시리얼 등 간편대체식을 개발하는 업체도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 “여러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소비자에게 개별 브랜드뿐 아니라 ‘수제맥주’라는 카테고리를 각인시키며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전체 맥주 시장에서 수제맥주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면 더 좋은 품질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층도 분명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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