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이 예정대로 20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전에 등판하지만 보직이 바뀌었다. 구원이 아닌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다.

텍사스 구단 존 블레이크 홍보 책임자는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양현종이 내일(20일) 선발로 나간다"고 전했다.

당초 양현종은 이날 이른바 '오프너'에 뒤이어 등판하는 '벌크 가이' 임무를 맡아 롱 릴리프로 나설 예정이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18일 인터뷰를 통해 그런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경기를 하루 앞두고 양현종 선발 등판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텍사스는 일본인 선발투수 아리하라 고헤이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져 20일 경기는 대체 선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프너'를 내세웠다가 일찍 무너지기라도 하면 쉽게 경기를 내줄 수 있기에 구위가 좋고 선발로 오랜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양현종에게 선발을 맡기기로 구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무대 두 번째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지금까지 4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인 양현종은 그 가운데 한 경기인 지난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첫 선발 등판해 3⅓이닝을 던진 바 있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4안타(1홈런) 1볼넷 1실점으로 좋은 피칭을 했다. 특히 삼진을 8개나 잡아내는 위력적인 구위를 자랑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등판이었던 15일 휴스턴전에서는 구원 투수로 나서 4이닝 3실점하며 조금 아쉬운 피칭 내용을 보였다.

양현종은 텍사스와 스플릿 계약을 하고 어렵게 메이저리그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거가 되는 1차 목표는 이뤘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선발투수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팀 선발진에 공백이 생긴 지금이 양현종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 있고, 선발로 나섰을 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첫 선발 등판 때보다는 더 긴 이닝을 책임지며 최소 5이닝 이상 투구하는 것이 첫 승 도전에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다만, 양키스의 강한 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양키스는 특히 우타 강타자들이 즐비해 좌완 양현종으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승부를 벌여야 한다. 

양현종의 선발 맞상대로 양키스는 베테랑 투수 코리 클루버(35)를 내세운다. 두 차례나 사이영상을 수상한 클루버는 올해 양키스로 이적해 3승2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