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남북 모든 대화 계승 시사…성김 대북특별대표 임명 발표
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발표 “한미동맹 과시 상징적‧실질적 조치”
“백신 및 반도체‧배터리 등 실질협력 확대…기후변화 대응 선도”
원전시장 공동 진출‧민간 우주탐사‧아시아계 미국인 존중 협력
북한인권 상황 개선에 협력‧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촉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발표한 공동성명은 한반도 및 지역 안보 문제, 미사일지침 종료, 백신 및 반도체‧배터리 등 실질 협력 확대, 기후변화 대응에서 국제사회 선도로 축약할 수 있다.

먼저 북한 문제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삼고, 싱가포르 합의는 물론 판문점선언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재확인하며 국제사회를 향해 촉구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으며,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북한인권 문제도 명시했다. 공동성명에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에 협력하고, 동시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도 촉진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기로 약속했다. 

특히 이번에 한미 정상은 대북 접근법이 완전히 일치되도록 조율해나가기로 합의하고 공동성명에도 명시했다. 또 북한 문제를 포함해 지역의 공동 안보 및 번영과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이번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할 인센티브가 합의될지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던 성 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대북특별대표로 지명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북한에 이를 설명하기 위한 접촉을 제의한 사실이 있다. 여기에 더해 싱가포르 합의 도출에 일조한 성김 대사를 지명함으로써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북한에 공을 넘긴 셈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5.22./사진=청와대

다음 한미 정상은 미사일지침 종료 발표에 합의했다. 이로써 1978년 사정거리 180㎞ 탄도미사일 ‘백곰’을 개발한 이후 4차례 지침을 개정하면서도 남아 있던 800㎞ 사거리 제한 및 중량 제한이 완전히 사라진다. 지난해 7월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해제한 바 있으며, 앞으로 우주발사체 개발 등 관련 기술 확보의 초석을 마련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 지침 종료 사실을 전한다”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 한미 방위비 협정 타결과 더불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상징적이고 실질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 외교안보팀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미사일지침 해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구상을 갖고 있었다. 문재인정부 출범부터 미사일 주권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숙제로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에 한미 공동성명에 ‘쿼드’가 명시됐다. 동시에 쿼드와 관련해 한국정부의 입장도 반영됐다. 공동성명에서 한미 정상은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쿼드는 사실상 중국 견제용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안보 협의체로 이와 관련해 한국정부는 부분별로 참여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동성명에 중국 견제 내용은 쿼드 외에 또 있다. 한미 정상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명시했다. 특히 “다원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국내외에서 인권 및 법치를 증진할 의지를 공유했다”고 명시해 현재 중국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민주주의 잣대로 반박했다.

미야마 사태와 관련해서도 한미 정상은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결연히 규탄하고,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 및 민주주의로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계속 압박하기로 약속했다”며 “우리는 모든 국가들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미얀마로의 무기판매를 금지하는데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열린 확대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5.22./사진=청와대

또한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엔 한미동맹의 실질적인 협력 확대 차원으로 기후, 글로벌 보건, 5G 및 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한 신흥기술, 공급망 회복력, 이주 및 개발, 인적교류에 있어서 새로운 유대 형성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탄소 배출 감축에서 모범사례 제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불공정 무역 관행에 반대 ▲민간 우주탐사, 과학, 항공 연구 분야 파트너십 강화 및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달 자원개발 협력 등 협정) 서명을 위해 협력 ▲제3국 원전시장 공동 진출 ▲한국계를 포함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폭력 근절 및 존중에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특히 지난 4월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와 오는 5월 30~31일 예정인 P4G 서울 정상회의를 언급하면서 이 분야에서 한미 정상이 모범사례를 제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간 ‘국제 백신 허브 파트너십 구축’에 대한 합의 내용도 담겼다. 이날 한미 정상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백신 생산 업체와 한국의 첨단기업 간 협력을 통해 전 세계에 백신 공급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백신 공급은 주한 미군과 함께 활동하는 한국군 장병들에 대한 지원으로 결정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서 미군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55만명의 한국군 장병에게 백신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때 한국이 우선 백신을 빌려오고 나중에 되갚는 ‘백신 스와프’가 성사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미국으로선 한국보다 공공의료체계가 부실하고 확진자가 많으며 치명률도 높은 국가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울러 한미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상호 최대 무역・투자 파트너 국가 중 하나로서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불공정 무역 관행에 반대한다는 공동의 결의를 표명했다.

또 한미 정상은 공동의 안보・번영 증진을 위해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과 같은 우선순위 부문을 포함해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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