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경제 포커스' 발간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중국 기업부채는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나 정부의 금융시스템 통제능력 및 재정 여력 등에 비춰볼 때 기업부채나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23일 발간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코로나19 방역 성공과 적극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주요국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기업부채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주요국 및 신흥국 대비 높은 수준이다. 2016년 이후 정부 구조조정으로 둔화되던 기업부채 증가세가 코로나19 충격으로 다시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GDP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6년 157.6%에서 2019년 151.9%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162.3%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 83.5%, 일본 114.2% 등 선진국(101.3%)보다 높을 뿐 아니라 신흥국(115.2%) 평균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총자산수익율은 2016년 6.6%에서 지난해 5.1%로 하락하고, 상장기업 중 적자기업이 2018년 11.5%에서 지난해 3분기 14.4%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은 같은 기간 14.8%에서 19.3%로 비중이 증가하는 등 채무상환능력도 약화됐다.

   
▲ 자료=한국은행 제공.


중국기업의 자금조달은 은행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국유기업 부채 및 레버리지 규모가 민간기업에 비해 높은 편이다. 여기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약화로 당국 대출 지원이 늘어나면서 민간기업과 소기업 부채도 급증한 상황이다. 다만 대부분이 위안화 부채로 외화부채는 양호한 수준이다.

기업부채에 따른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는 과도한 부동산 기업 부채, 지방정부융자기구(LGFV) 취약성, 한계기업 정리 지연 등이 꼽힌다.

우선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관련 투자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기업의 부채(2020년 3분기 394%)는 타업종(도소매 194%, 제조업 110%)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다. 그러나 부동산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향후 금리인상 또는 부동산 경기 둔화시 유동성 위험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또 지방정부 공여자산을 담보로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인 LGFV의 부채의 지속적인 증가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LGFV 부채를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코로나19 충격으로 LGFV 채권 발행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최근엔 저신용 LGFV 채권을 중심으로 신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재정기반이 취약한 지방의 성장을 제약할 소지가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이후 당국의 유동성 지원으로 부채가 늘어나면서 한계기업의 정리가 지연되고 있어 기업부실이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시스템에 전이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당국은 부실은행 국유화와 파산유도, 부실 자산 상각, 국유기업의 지방은행 증가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 기관들은 정국 정부의 재정 여력 및 금융시스템 통제 능력 등에 비춰볼 때 기업부채 문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의 과잉투자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어 이 경우 중간재 비중이 큰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중장기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