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사 스트레스테스트 작업 착수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기로 한 기한이 오는 6월로 종료되면서 주요 금융지주들의 중간배당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사진=미디어펜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6월로 끝나는 금융사의 배당성향 20% 제한 조치의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스트레스테스트 작업을 준비중이다. 이번 테스트는 지난 1월과 같은 형식인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당시와 달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경제여건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주요 금융사 대부분은 이번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가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점에 비춰 지난 1월보다는 시나리오의 위기상황을 좀 더 완화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번 테스트에선 경제성장률이 -5.1%를 기록했던 1997년 외환위기보다 더 심각한 위기상황(-5.7%)을 가정하고, 경제 성장세가 'L자형'의 장기 침체에 들어가는 시나리오에서도 은행지주 재무 건전성이 유지되는 여부를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가 개선세를 보이면서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표한 기존 3.0%보다 높은 3%대 중후반까지 상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오는 27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EU(유럽연합) 등 해외 금융당국도 대부분 오는 6월로 금융지주사에 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제한 조치를 풀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우리도 배당제한 추가 조치를 완료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금융지주사들 대부분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배당성향을 축소하면서 이에 불만을 드러낸 주주들의 이탈 등을 우려해 올 하반기 중간배당 강화를 약속해 온 만큼, 배당제한 조치가 완료되는 6월 이후로 분기 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4대 금융지주 회장 모두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충분한 배당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송구하다"며 금융당국의 배당권고가 끝나는 하반기부터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주주환원정책을 재확인했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는 지난 달 22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중장기적으로 배당을 30%까지 늘린다는 배당정책이는 변함이 없다"며 "올 하반기 중간배당 등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용훈 신한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지난해 축소한 배당성향을 감안해 분기 배당에 반영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된 실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도 검토를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전무(CFO)도 "하나금융이 (4대 금융지주 중) 보통주 자본비율이 높은 상태인데, 내부적으로 자본 효율성을 강화하고 올해도 중간배당을 통해 높은 수준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