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전국적으로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대구광역시에서만 건설사들이 기를 못 펴고 있다. 특히 내놓기만 하면 초기 분양률 100%를 달성하던 대구 지역에서 라인건설·한진중공업등 굵직한 건설사가 미분양을 기록해, 적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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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광역시 내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구에서 분양한 단지들이 대거 미달되면서 초기 분양률이 저조한 상태다.
먼저 라인건설이 공급한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전체 759가구 모집에 330가구가 미달됐고, 한진중공업이 공급한 '수성 해모로 하이엔' 역시 4월 청약 접수를 실시한 결과, 모두 53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서 77가구(59㎡)를 남기며 순위내 마감에 실패했다.
대구시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191가구)’도 특별공급 95가구 가운데 12가구만 신청자가 나왔다. 이어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서도 평균 경쟁률이 1대 1로 낮았고, 일부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해 15가구가 2순위로 밀렸다.
심지어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줍줍으로도 불리는 무순위 청약은 정당 계약 이후 부적격자나 계약 포기자 등이 나오면서 생긴 미계약 잔여 가구에 대한 청약을 말한다.
최근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지난 11일 696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172명이 접수했다. 당초 해당 아파트는 전용면적 84㎡로 이뤄진 759가구를 분양했지만, 일반청약에는 384개의 통장만 접수됐다. 무순위로 쏟아진 물량만 696가구는 전체의 91%에 육박했다. 그나마도 무순위 청약이 미달을 기록해 미분양을 예약해 놓은 상태다.
또 ‘동대구역 엘크루 에비뉴원’ 148가구도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전체 가구 수(191가구)의 77.5%다. '대구역 한라하우젠트’'의 무순위 청약 에서는 전체 132가구의 39.4%인 52가구가, 동대구역의 골드클래스에서는 전체 329가구 중 33.4%인 110가구가 각각 무순위 청약 모집에 나섰다.
지난해까지만해도 무순위 청약이 나오면 내집 마련에 나서는 이들이 벌떼처럼 모여 들었다. 청약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될 정도로 경쟁률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구 아파트 시장의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달라졌다. 대구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입주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대구 부동산은 집값이 치솟으며 미분양이 급속도로 빠지는 추세였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미분양 공동주택은 전달보다 224가구 줄어든 195가구로 조사됐다. 지난해 2월(1095가구)과 비교하면 일년 새 900가구나 줄어든 수치다. 1순위 청약 경쟁률도 2019년 18.1대 1에서 2020년 21.6대 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4월까지 1순위 청약 경쟁률은 6.3대 1로 지난해의 삼분의 일 수준을 밑돌면서, 대규모 청약 미달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분양 시장이 얼어붙은 데 대해 '공급 폭탄'을 꼽는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총 3만777가구에 달했고, 올해에는 그보다 많은 3만5253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요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고민도 깊어지고, 관망하는 추세인 것 같다"며 "이같이 1군 브랜드 건설사들의 주택이 미분양으로 남아있으면 향후 지방건설사들의 분양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이고, 미분양 적체도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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