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 하이 재킹과 관련, 유럽 항공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항공업계가 벨라루스 영공 비행 중단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운항 경로 변경으로 인해 해당 항공편의 비행 거리·시간·연료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26일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당국은 지난 23일 자국 야권 인사를 체포할 목적으로 아일랜드 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 소속 여객기를 강제 착륙시킨 이후 △독일 루프트한자 △네덜란드 KLM △에어프랑스 △스칸디나비아항공(SAS) 등 여러 항공사들이 잇따라 벨라루스 영공 비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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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트한자·에어프랑스-KLM·스칸디나비아항공(SAS) 로고./사진=각 사 |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 역시 지난 24일 모든 EU 역내 항공사들에 벨라루스 영공 비행을 피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유로컨트롤(Eurocontrol, 유럽항공관제청)은 400기 가량의 민간 항공기가 매일 벨라루스 영공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 중 300기는 착륙하지 않고 통과하며 이 중 100기가 EU 또는 영국 항공사가 운항하는 항공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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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컨트롤(Eurocontrol, 유럽항공관제청) 로고./사진=유로컨트롤 |
유로컨트롤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벨라루스 상공을 통과하는 대다수 항공사에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발트 3국을 통과하는 경로로 변경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벨라루스 영공 운항을 피하고자 하는 항공사들은 경로에 따라 운항 시간과 연료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어프랑스-KLM, 루프트한자 소속 장거리 운항 여객기들은 이미 이날 벨라루스 상공을 이용하는 기존 경로 대신 라트비아 상공 비행을 개시했다. 이에 따라 항공편 운항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벨라루스 영공은 아시아와 유럽 간 항공편이 통과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유로컨트롤에 따르면 벨라루스는 자국 영공 이용 비용으로 항공사들에 항공기당 245유로(한화 약 34만원)에서 770유로(약 106만원)까지 수수료를 청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컨트롤이 벨라루스 대신 걷은 비용은 2019년 8500만 유로(약 1169억원)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 항공사들이 벨라루스 영공 이용을 중단하면 이 나라의 공역 통과 수수료 수입 중 절반 가량이 줄어들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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