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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
경찰 승진시험에 대한 논란 쏟아져
경찰 승진시험을 두고 내부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난이도 조정실패로 경찰 승진의 기준이었던 필기시험이 ‘물시험’이 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이에 따라 근무평정 점수가 승진의 당락을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기시험 만점자가 승진에 떨어지는 사례가 속출해서이다. 시험에 응시한 경찰 공무원 모두가 승진에 탈락해서, 회식자리에서 경찰 선후배끼리 언사를 높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 공무원 승진시험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하나로 정리된다. 바로 필기시험 성적과 근무 평가 사이에 무엇을 우선해야 하느냐는 해묵은 논쟁이다. 직무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가능할 것인지 여부와 상관에 대한 내부 줄서기의 염려라는 문제 또한 함께 거론된다.
경찰 본연의 의무, 치안 현장
경찰의 의무는 국내의 여러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다. 원활한 교통 통제는 오히려 부수적이다. 치안을 유지하고 범죄자를 잡아들여서 국민에게 더욱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경찰의 임무다.
경찰은 검찰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공권력을 상징한다. 경찰은 검찰과 달리 국민 실생활에 밀접하게 현장의 각종 위험한 업무를 수행한다. 셀 수도 없는 전과자 범죄자들을 직접 상대하는 국민의 보호자다. 19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수사반장』, 2000년대 히트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처럼 경찰들은 치안 현장에서 악전고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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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정재일 경찰청 국제범죄수사1대장 경정이 지난 10일 터키 킬리스 지역에서 실종된 10대 김군 수사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경찰의 본질과 동떨어진 선발 방식, 진급 심사
경찰 본연의 의무를 기준으로 살피면, 현재의 경찰 공무원 시스템은 선발 방식부터 진급 심사까지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서 경찰 공무원을 필기시험으로 채용하는 것까진 선발의 공정성을 기한다는 점에서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채용됐다고 해서 평생 철밥통이 되는 것이 첫 번째 문제이며, 현장업무가 대부분인 직종 직급을 필기시험으로 진급시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필기시험 외에 근무평정 점수가 진급의 주요 기준이 되면, 한국인 특유의 온정주의와 연줄이 작용해 진급 결정의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말들이 많다. 그런데 이를 이유로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진급을 가리게 되면, 정작 남아야 할 현장의 인력은 떠나고 떠나야 할 책상의 인력들은 남게 되는 기현상이 벌어진다.
근무평정 평가 기준도 다면 평가를 하든 뭘 하든 고만고만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게 문제다. 공정한 심사가 이루어지려면 경찰 개인이 “어떤 공을 세웠느냐”로 평가되어야 한다. 모 경사가 “어떤 실책을 저질렀느냐”로 필터링만 작동된다면, 한 자리에 앉아서 가급적 일 저지른 적이 없는 사람이 유리해진다.
경찰대 등 엘리트 인원이 경찰 상층부에 진입하여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까지 굳이 문제 삼을 필요는 없지만, 지금의 경찰 공무원 승진체계는 경찰 본연의 의무와 본질을 반영하지 못하는 평가방식이다.
경찰 진급 심사, 국민 안전 수호라는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경찰은 막말로 방망이를 들고 도둑놈을 잡는 자리다. 지금은 CCTV와 각종 스마트 기법으로 무장해서 더욱 세밀하게 현장을 살피고, 진범을 잡고 사건 원인을 규명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다면평가 및 지속평가 모두 좋지만, 경찰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 평가로 경찰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를 바란다. 경찰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필기시험이라면, 시험에 응하는 경찰 공무원들에게는 충분히 모욕적이다.
경찰의 진급 심사는 ‘국민 안전 수호’라는 공권력의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자를 사람 자르고 새로 채울 사람을 채우고 해야 하겠지만, 본질을 따르는 평가가 이루어져야 내부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다질 수 있다. 공정하고 정확한 업무 평가를 통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는 경찰이 되기를 소원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