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이송희일 감독이 최근 동성애 반대 발언으로 논란을 낳은 김정화 남편 유은성에게 날 선 비판을 날렸다.

이송희일 감독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유은성이 tvN 토일드라마 '마인' 내용과 관련해 동성애 반대 발언을 던진 데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다.

먼저 이송희일 감독은 "그 남편이라는 사람. 사과문에 호모포비아에 대한 사과가 없다. 드라마 '마인'에 민폐를 끼쳤다는 내용 외에 텅 비어 있다"며 문제의 발언 후 이어진 유은성의 사과문 내용을 지적했다.

이어 "오래전 김정화 배우는 내 첫 장편 '후회하지 않아'에 우정출연했다. 그 영화, '한국 최초로 커밍아웃한 게이 감독이 만든 퀴어영화' 뭐 이런 문장으로 수식되던 영화였다. 당시 2005년쯤은 퀴어에 '퀴' 자만 나와도 배우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며 거절하던 때였다. 선뜻 출연하기로 한 김정화 배우한테 많이 고마웠고, 여러 번 미팅을 하면서 즐겁고 맑은 기억만 남은 배우다. 노개런티 출연이었다. 동성애자 역할도 아니고 짧은 비중이었지만 지금껏 늘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고 김정화와의 인연을 공개했다.

그는 "남편이 내조는 못할 망정, 배우 아내의 선택과 앞길에 그렇게 초를 쳐야 하나. 배우는 자신의 정체성과 소신과 상관없이 다른 정체성과 삶을 연기하는 자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 케이트 블란쳇, 주디 덴치, 게리 올드만 등 내놓으라 하는 해외 스타 배우들도 자신의 정체성과 상관없이 동성애자 역할을 했고, 재커리 퀸토 같은 커밍아웃한 배우도 그 반대로 이성애자 역할을 연기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마음속에 불편한 감정이 있더라도, 전혀 다른 이의 정체성과 삶에 접속하는 게 배우들의 운명이다"라고 전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와 존경도 없고, 그저 그릇된 신앙심에 호모포비아를 전시하려는 얄팍한 자의식. 그게 문제다. 설령 존재의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더라도, 아내 앞길을 생각해 입 좀 다물고 사는 게 '정상적인' 남편의 노릇일 게다"라고 일갈했다.


   
▲ 사진=엣나인필름, 김정화 SNS


유은성은 최근 "김정화가 드라마에서 맡은 역할 어떻게 생각하냐. (동성애) 찬성하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연기는 연기일 뿐이다. 동성애 코드 아니다. 결국 그런 고뇌를 하다가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답글을 전한 바 있다. 또한 '마인' 제작진을 언급하며 "제작진이 동성애로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것 같다"며 "저희 부부는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유은성이 작품 주요 내용을 유출하고, 동성애를 비하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유은성은 자신의 댓글을 삭제하고 SNS 계정을 비공개 전환했다. 김정화 소속사는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김정화와 유은성은 2013년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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