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처분 4차례 소송에서 모두 패소한 서울시교육청이 전부 항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승소한 서울 내 8개 자사고 전부가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안종화 부장판사)는 28일 학교법인 경희학원·한양학원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경된 평가 기준을 소급 적용한 것은 입법 취지 제도에 본질에 반한다"며 자사고 손을 들어줬다. 이에 경희고와 한대부고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4번째 패소 판결이 나자 "법원 판결문이 송달되는 대로 판결 이유를 면밀히 분석한 후 항소할 것"이라며 "항소에 따른 학교의 부담과 소송의 효율성을 고려해 법원에 사건 병합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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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연합뉴스 |
교육청의 이러한 항소에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소송에 총 4∼5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결로 큰 타격을 입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현재 진행 중인 자사고 소송과는 별개로 '학교 유형의 다양화'에서 '학교 내 교육과정의 다양화'로 정책 전환을 이루어 고교교육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승소한 8개 자사고 교장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교육에 힘써야 할 교육청의 행정력을 남용하고 교육감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혈세를 낭비한다"며 "지정취소 처분에 사과하고 판결에 대한 항소를 즉각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서울 내 자사고들이 전부 승소했으나 자사고라는 지위는 오는 2025년 2월까지 시한부로 유지된다.
문재인정부 교육부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국의 모든 자사고, 외고, 국제고교를 2025년 3월 1일 일반고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수도권 자사고 및 국제고 24개 학교의 학교법인은 "자사고의 강제 전환은 헌법상 보장된 사립학교 운영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지난해 5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소원은 현재 진행 중이다.
헌법재판소가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미지수다. 법조계는 교육 공공성이라는 가치와 사립학교 기본권이라는 가치 중 헌재가 어느 쪽에 주안점을 둘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