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공공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다음달 20일 이후 3분기 전기요금을 발표할 예정이다. 요금인상을 우려하는 원인으로는 △연료비연동제 △2분기 전기요금 동결 △한전 재무구조 등이 꼽힌다.
연료비연동제는 전기 생산에 투입된 연료비를 3개월마다 요금에 반영하는 것으로, 유가를 비롯한 원료값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제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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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나주 본사/사진=한국전력공사 |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배럴당 30달러선에서 올 1월 50달러대로 높아졌으며, 2월 이후 6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한전이 도입한 연료비연동제가 지켜지면 전기요금도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한전이 상장사라는 점에서 정책적 요인 때문에 재무구조 악화를 방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전이 경영효율화를 통한 '적정수준'의 이익을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132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공공기관 중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부채비율도 187.4%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탄소배출권 및 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지출되는 비용이 올해 3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점쳐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에너지원별 발전량 변화도 한전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한전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올 1~3월 원전 발전량은 4만574GWh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석탄화력발전(4만5473GWh)은 같은 기간 3000GWh 가량 하락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4만6815GWh)는 3800GWh 정도 많아졌다. 가격이 낮은 발전원의 비중을 줄이고, 비싼 발전소 가동을 늘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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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원전 3·4호기/사진=한국수력원자력 |
반면, 정부가 물가 안정 등을 위해 연료비연동제 시행을 유보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면서 2분기 요금이 동결된 것이 3분기에도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임 사장으로 정승일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선임된 것도 거론된다. 정 전 차관은 재임 기간 요금 인상을 부정적으로 봤던 인사로,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두부값이 콩값 보다 싸다'는 논리를 앞세웠던 김종갑 전 사장 보다 정부 입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간 석탄 투입단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연간 원전·석탄화력 가동률은 각각 70%대 초반과 50%대 후반으로 낮추기로 했다"면서 "원자재 가격 랠리 및 낮은 기저발전소 가동률은 향후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으로, 2분기를 비롯해 연간 영업이익도 적자전환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중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의 목표 설비용량은 40GW로, 총 120조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현재 현금창출력으로 이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며 "공공요금 안정화 방침이 고수되고 있으나, 연료비연동제를 도입한 상황에서 한시적 유예 조항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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