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6월 1일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가 중과되면서 부동산 세금 폭탄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강도 높은 세제 압박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한 정부와는 다르게 다주택자들은 세금을 고려해 매매가격을 높게 부르고 있다.
게다가 전월세상한제로 소득이 노출되면 세금과 건강보험료가 오르게 될 것이라며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결국 다주택자를 옥죄고 시장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서민만 때려잡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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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세법 개정안의 6개월 유예기간이 끝나는 6월 1일부터 양도소득세 최고세율이 75%로 오른다. 내달 1일부터는 1년 미만 보유한 주택을 거래할 때 양도세율이 기존 40%에서 70%로 확대된다. 1년 이상 2년 미만을 보유한 주택에 적용되는 세율은 기본세율(6∼45%)에서 60%로 상향된다.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율도 10%포인트씩 오른다.
현재 2주택자의 경우, 기본 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기본 세율에 20%포인트를 더해 부과하지만, 내달 1일부터는 2주택자는 기본 세율에 20%포인트, 3주택자는 30%포인트가 더해진다. 이에 따라 양도세 최고세율은 기존 65%에서 75%로 올라간다. 3주택자의 경우 최고세율 75%에 지방소득세 10%인 7.5% 합하면 실효세율이 82.5%에 이른다.
이같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폭탄을 날려 매물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다주택자들은 높아진 세금을 부담하기 위해 호가를 더 올리며 버티기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매달 감소하며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거래량은 작년 12월 7524건에서 올해 1월 5774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2월 3865건, 3월 3774건, 4월 3610건으로 매달 줄고 있다. 5월 거래는 아직 신고 기간(30일)이 남아있지만, 이날까지 2218건을 기록해 전달 수준을 넘어설지 미지수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1월 1만8769건에서 2월 1만5442건으로 줄어든 데 이어 3월 1만5972건, 4월 1만377건, 5월 8852건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매물도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8만3845건으로 한 달 전(8만7203건)과 비교해 3.9% 감소했다. 용산구(-12.0%)를 비롯해 마포구(-11.2%), 강서구(-11.0%), 동작구(-10.8%), 중구(-10.3%)가 10% 넘게 감소한 것을 비롯해 총 19개 자치구에서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같은 기간 경기도는 4.9%(11만1106건→10만5667건), 인천은 7.8%(2만1768건→2만76건) 감소해 서울보다 감소 폭이 컸다.
이와함께 집값 상승세도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6월부터 지난주까지 51주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들어 주간 누적 상승률은 1.67%로 작년 같은 기간(-0.14%) 마이너스에서 올해 상승으로 전환했다.
경기도와 인천의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각각 8.09%, 9.13% 올라 작년 같은 기간(4.91%·5.19%)보다 빠르게 상승선을 그리고 있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상승률이 3.39%로 작년(1.87%)의 2배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과 올해 6·17대책, 7·10대책 등을 통해 다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려 매물을 내놓길 기대했다. 정부는 강화된 세제가 본격 시행되는 6월 1일 전까지 다주택자 매물이 상당수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헛발질 한 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구더기 무서워서 초가삼간 태운격과 다를 바가 없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이 서민들의 서울살이만 더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임대인들은 임차인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매물 잠김으로 집값은 더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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