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북한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어렵지만, 아직 심각한 위기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은 아니어서 '버틸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홍제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리뷰에 실린 보고서에서 "북한경제가 어려운 것은 틀림없으나 국경봉쇄에 따른 수입감소가 경제 전반의 불안을 야기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평년 수준이거나 이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으로 식량부족 상태며, 예년과 비교해 올해 식량사정이 특별히 악화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국면에서 북중 무역규모의 변화 여부가 북한경제 상황을 판단하는 데에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며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 규모를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북한경제가 아직 버틸 만한 상태에 있음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국경봉쇄로 중간재 및 소비재 수입이 급감, 특정 산업 분야와 북한 주민 생활에 분명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산업용 자재, 자본재의 부품 등 중간재 수입이 급감했다는 점은 문제"라며 "이는 수입 중간재나 자본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생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며,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산업 생산이 감소하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가령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비료공장이 지난해 12월 석탄가스화 공정에서 사용되는 고압밸브 및 고압분사기 등을 교체해야 했지만 수입산 부품이 조달되지 않아 1주일 이상 생산이 중단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아울러 "김정은 시대 들어 소비재 수입이 많이 증가해온 상황에서, 지난해 소비재 수입 규모가 지난 2010년보다도 훨씬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수입 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주민들의 소비생활 수준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을 것"으로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