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직원 77명 적발, 4명 구속…수사대상은 국회의원 13명·지자체장 14명·고위공직자 8명 등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사전 미공개 정보를 악용한 공직자의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는 2일 20명을 구속하고 52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검찰·경찰·금융위원회·국세청 배석 하에 수사·기소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소개했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출범 3개월간 총 646건, 2800여명을 수사해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정부 합동수사의 계기가 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직원 77명 및 친인척·지인 74명 등 151명을 적발해 현재까지 4명을 구속하고 126명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후 3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검·경·금융위·국세청 배석 하에 부동산 불법투기 수사·기소 중간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부 e브리핑 제공
김 총리는 이날 ""정부는 민간 부문에서도 불법적 부동산 투기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자세로 철저하게 감시·감독 하겠다"며 "공직자를 포함하여, 불법적 투기는 반드시 처벌받고, 불법 투기수익은 모두 몰수·추징된다는 상식을 이번 기회에 분명히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근 수사의뢰된 경우를 포함해 고위공직자들에 대한 조사와 수사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정부는 유사한 불법행위가 다시는 발붙일 수 없도록 기한을 두지 않고 성역 없이 수사하고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총리는 "수사 결과 나타난 불법사례들은 일벌백계할 수 있도록 검경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세무조사와 불법대출에 대한 조사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 총리에 따르면, 검찰은 별도의 직접수사를 통해 기획부동산 등 14명을 구속했다.

검경이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등 보전 조치한 관련 수익은 총 90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이날 "공직자들의 불법 혐의에 대해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전직 차관급 기관장과 기초지자체장, 시군의원,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까지 여러 공직자가 내부정보를 활용하여 토지를 매입한 혐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국세청 소속 부동산탈세 특별조사단은 총 454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여 94건의 세금 탈루를 적발했고, 이와 관련해 534억 원을 추징할 방침이다.

이는 3기 신도시 예정지구 6개 지역을 비롯해 전국 44개 대규모 택지 및 산업단지 개발지역을 분석해 탈세혐의 혹은 농지 쪼개기 판매수익을 누락한 농업법인에 대해 세무조사한 결과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불법 대출이 의심되는 4개 금융회사에 대해 현장점검을 가졌고, 지금까지 67명 43건을 수사 의뢰했다.

검찰측 부동산 전담수사팀은 최근 5년간 송치된 사건을 전면 재검토한 결과, 부동산 투기사범을 직접 수사해 현재까지 14명을 구속하고 범죄수익 257억 상당을 보전 조치했다.

이날 이어진 상세 브리핑에서 경찰청은 수사대상에 오른 주요 공직자로 국회의원 13명, 지자체장 14명, 고위공직자 8명, 지방의회의원 55명, 국가공무원 85명, 지방공무원 176명, 기타 공공기관 47명 등 399명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중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 9명을 구속했고 287명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