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대표들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건의에 대해 “국민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답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조기 경영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이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 부회장 특별 사면에 대한 톤이 변화하면서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계에서는 이 부회장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2일 국내 4대 그룹 대표들을 초청해 청와대 상춘재에서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오찬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참석한다. 총수 부재중인 삼성에서는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자리했다.

오찬 도중 최 회장과 김 부회장 등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최 회장이 “경제 5단체장들이 건의한 것 고려해달라”고 대통령께 요청했다. 이는 지난 4월 27일 대한상의 등 경제 5단체가 청와대에 제출한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의견서를 언급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 신속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함께 자리한 회장 중 한 명도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서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며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4대그룹 총수와 대표의 의견을 청취한 문 대통령은 “충분히 이해한다. 국민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며 “지금 경제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고, 기업의 과감한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4주년 연설에서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 “국민의 많은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국민도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최근 각종 여론 조사에서는 이 부회장 사면을 찬성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대통령의 발언과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 사면론이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8월 15일 광복절 특별 사면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국가 경제와 국내 산업 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중관계, 코로나19 등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 부회장 경영 복귀는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도약하는데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으로 대통령과 4대 그룹 대표의 교류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찬에서 이 같은 회동을 자주 갖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최 회장의 최근 활약을 치켜세웠다. 오찬 전 환담에서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최 회장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공동기자회견, 마지막 일정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방문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 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대통령의) 공장 방문이 엔지니어들에게도 많은 격려가 됐다”며 “양국 경제 관계가 더 활발해지도록 살피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