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황의조(29·보르도)는 역시 '벤투호 황태자'였고, 손흥민(29·토트넘)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축구킹'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H조 투르크메니스탄과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3승 1무, 승점 10점이 되며 조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가 두 골을 터뜨렸고 2선의 남태희(알 사드), 권창훈(수원 삼성), 그리고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고르게 골을 넣었다.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의 골이 터져나오지 않은 것은 팬들에게 아쉬웠지만 손흥민은 골 이상의 많은 것들을 보여줬다.
|
|
|
▲ 황의조가 두번째 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황의조는 한국의 선제골과 마무리골을 책임졌다. 전반 10분 후방에서 홍철이 문전으로 길게 띄워준 볼을 집중력있게 쫓아가 머리로 마무리하며 1-0 리드를 안겼다. 이후에도 황의조는 기회만 보이면 슛을 때리며 추가골을 노렸으나 번번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추가시간 남태희의 골 장면에서는 황의조가 문전에서 상대 수비를 등지고 몸싸움을 해가며 공간을 열어주는 모습이 돋보이기도 했다.
황의조는 수비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투르크메니스탄의 역습을 원천봉쇄한 것이 한국이 편안하게 경기를 끌고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마무리골도 황의조다웠다. 한국이 4-0으로 앞선 후반 27분 손흥민의 절묘한 전진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왼쪽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문전으로 내준 볼을 황의조가 발을 갖다대 방향을 바꿔 골을 뽑아냈다. 상대 수비의 밀착마크도 황의조의 골 본능을 막지 못했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최전방 공격수이고, 또 기대만큼 많은 골을 터뜨려주며 스트라이커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서 멕시코, 카타르를 상대로 연속 득점포를 가동한 데 이어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전 멀티골로 A매치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프랑스 리그앙(리그1)에서 이번 시즌 12골(3도움)을 넣으며 유럽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황의조는 '벤투호의 황태자'라는 별명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골만 못 넣었을 뿐이지, 월드 클래스 경지에 오른 실력을 국내 팬들 앞에서 유감없이 과시했다. 황의조와 투톱으로 나섰지만 위치에 구애받지 않았다. 좌측면으로 빠지거나 중앙으로 내려서 볼 배급을 하고, 돌파를 시도하고, 패스를 찔러넣고, 강력한 슛을 때렸다.
|
|
|
▲ 손흥민이 투르크메니스탄 밀집수비를 헤집으며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투르크메니스탄은 예상대로 밀집수비로 나섰는데, 손흥민은 예상을 뛰어넘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수비를 마구 흔들어놓았다. 황의조와 공격 2선 선수들이 더욱 자유롭게 공간을 차지하고 질 좋은 패스를 받아 슛을 때릴 수 있었던 데는 손흥민의 이런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감탄을 자아낼 만한 슛이 옆그물을 때리고 골키퍼 선방에 걸리는 등 아쉬움은 있었지만 손흥민은 킥과 패스의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김영권의 골 때는 손흥민이 코너킥으로 반대편 정우영의 머리에 정확하게 배달해준 볼이 문전 찬스로 이어졌다. 권창훈의 골 때는 손흥민이 먼 거리에서 찬 위력적인 프리킥 슛이 상대 골키퍼 맞고 나온 것이 골로 연결됐다. 황의조의 마무리 골 때 손흥민이 순간적인 돌파에 이어 권창훈에게 찔러준 전진패스는 예술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공격수로 빛난 손흥민은 국가대표 에이스이자 '대한민국 축구킹'이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 3월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 참패를 당했던 벤투호는 비록 한 수 아래 전력의 투르크메니스탄이지만 5-0 대승으로 아쉬움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화끈한 승리를 만들어내는데 최고 활약을 한 두 선수가 일본전에 뛰지 않았던 92년생 동갑내기 공격 콤비 황의조와 손흥민이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