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오는 8일이면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가 출범한지 두달이 되는 날이지만, 오세훈 시장이 그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렸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찍힌다.
제1 공약인 부동산 공급 확대와 규제 완화와 관련해 시정 실무와 세부 추진을 뒷받침할 시 조직 개편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보기로는 광화문 광장 사업 지속 추진과 유치원 무상급식 확대 등 여당이 밀어온 시정 외에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
현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이나 시의원들이나 남은 임기는 11개월에 불과하지만, 지난 두달간 계속 오 시장의 발목을 잡아온 건 서울시의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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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5월 18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제41주년 서울기념식'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미디어펜 |
시의회는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110석 중 101석)이 완전히 장악해, 당초 4·7 보궐선거 전부터 국민의힘 단체장이 선출되더라도 내년 임기 말까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할 것이 예견됐다.
현재까지는 예상 그대로다.
당장 7일 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는 오 시장의 조직개편안 심의에 들어갔으나, 앞서 시의회가 개편안에 반대 입장을 전달해 대립 구도가 부각됐다.
오 시장은 공무원 정원 조례 개정안 및 행정기구 설치조례, 시행규칙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오는 10일 열릴 시의회 정례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반반이다.
구체적으로는 시의회 기획경제위가 조직개편안에 태클을 걸지 않더라도 10일 오전에 열릴 시의회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견이 없어야 한다. 이견이 없더라도 당일 오후 본회의를 갖고 거기서 표결하는데, 반대표가 쏟아질 경우를 배제하기 힘들다.
관건은 민주당 시의원들의 가부 의사다.
오 시장의 입법예고안에는 현재 개방형 직위로 되어 있는 서울민주주의위원장, 서울혁신기획관, 도시공간개선단장, 공공개발기획단장, 청년청(담당관), 서울협치담당관의 개방형 직위 지정을 해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는 사실상 '박원순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라는 반발이 민주당측에서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측 A모 시의원은 7일 본보 취재에 "이번 조직개편안이 가동되면 박 시장이 기용한 인사들이 배척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 시장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주택건축본부의 주택정책실 확대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 폐지에 논란이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민주주의위원회를 놓고 업무 범위 불명확성 등 논란이 있었으나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대의민주주의를 적용하자는 것"이라며 "오 시장에 조직개편안 수정을 제안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시의원들 입장에서는 시 정례인사가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는 '수정 의결 권한'이 없어 오 시장이 개편안을 직접 수정하는 선택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본보 취재에 "이러한 상황에서는 시가 최대한 노력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본다"며 "10일 정례회 전까지 시의원 하나하나 계속 설득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제출한 조직개편안 원안이 부결되거나, 시가 다음 회기에 개편안 수정안을 제출하든 조직개편 및 시 공무원 인사 자체가 지연될 것"이라며 "그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책임은 누가 져야할지 확연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예상은 했지만 해도 너무 한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7일부터 10일까지 민주당 시의원들의 선택이 주목된다. 순간의 선택이 앞으로의 두세달을 좌우한다.
서울시민 삶의 질 향상과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국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제 딱 1년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