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금호산업의 인수전이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주인이 누가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30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들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57.6%를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냈다. 인수의향서(LOI)는 다음달 25일까지 접수한다. 매각 주관은 산업은행 M&A실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맡고 있다.
인수전이 더욱 관심을 받는 것은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까지 인수할 수 있어서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데다 사실상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과 아시아나아이디티, 금호사옥, 금호리조트 등을 지배하고 있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다른 자회사의 경영권도 갖게 되는 것.
일단 시선은 채권단 보유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에 쏠린다.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을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인수한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과 금호산업 지분 10.16%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분의 40% 가량만 인수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11년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매각하며 4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3300억원가량을 금호산업 및 금호타이어 유상증자에 투입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박 회장 뿐 아니라 CJ, 신세계, 롯데그룹 등 자금 여력이 있는 유통업계는 물론, 삼성과 LG그룹 역시 모두 금호산업에 관심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얻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토대로 항공물류망 확대는 물론이고 면세점 확보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호반건설도 인수 경쟁자로 유력하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11월 금호산업 지분 204만8000주(6.16%)를 매수했지만 지난 23일 금호산업 주식 34만8000주(지분 1.21%)를 돌연 처분, 지분율 공시 의무가 없는 5% 이하로 낮춘 상태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관망세를 유지하다 지분 매입을 본격화 하거나 유력 인수 후보군에 지분을 고가에 매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