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현대증권이 새 주인으로 일본계 금융그룹인 오릭스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과 EY한영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릭스PE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는 1964년 리스업체 ‘오리엔트 리싱’으로 사업을 시작해 일본 최대 리스업체로 성장했다. 오릭스 그룹의 본사인 오릭스 코퍼레이션은 임직원 약 2만6000명, 일본 국내외의 연결자회사 730개, 기타 계열사 99개를 거느리고 있다.

1990년대부터 리스업 등에 투자를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는 2002년 대한생명 매각 당시 한화그룹 컨소시엄에 참여해 인수에 성공했다. 이후 2007년에는 대한생명 지분을 한화 측에 매각해 5년여 만에 3700억여원의 차익을 남겼다. 2012∼2013년에는 STX그룹이 경영난에 빠지자 STX에너지를 인수했다가 GS-LG상사 컨소시엄에 총 5649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금융업에서는 2010년 푸른2저축은행을 1190억원에 인수해 국내 저축은행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2013년에는 스마일저축은행까지 사들여 현재는 OSB저축은행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에는 현대그룹의 물류 회사인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오릭스는 최근 KT렌탈 본입찰에서 발을 빼는 등 현대증권 인수에 주력해왔다.

현대그룹은 2013년 말 유동성 위기 돌파를 위해 3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안을 발표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자구안 중 현재 현대증권과 남산 반얀트리호텔 매각만을 남기고 있다. 이로써 1999년 ′바이코리아′펀드를 출시해 국내 주식형펀드 활성화에 앞장섰던 현대증권은 일본계 자금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오릭스는 5년후 현대그룹에 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인 ‘조건부 콜옵션’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현대그룹이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되찾아 올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